김진표 의장 “팬덤 정치가 상대 악마화” 우려

김진표, 민주당 팬덤 정치 쓴소리
“팬덤 정치가 상대 악마화 수단”

김진표 국회의장과 환담하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김진표 국회의장(오른쪽)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예방한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은 20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황 비대위원장을 만나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가 나쁜 목적으로 결합하면 정치적인 문명의 이기가 나쁜 수단으로 쓰여서 상대를 악마화하고 무대에서 쫓아내고 배제하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명심’으로 불린 추미애 당선인 낙선 후 탈당 등 강성 지지층의 집단 행동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여당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선거 결과는 아무도 대통령에게 ‘노’(No)라고 하지 않아서 그런듯한데 그러면 여당은 의미가 없어진다"며 "대통령에게도 필요할 때 ‘노’라고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를 끌고 가는 여당으로서 역할이 조금 부족하다"며 "정부가 잘못할 때는 그 잘못을 밖으로 떠들지 않아도 안에서 확실하게 지적해서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황 비대위원장과 과거 인연을 회상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지난 2011년 야당 원내대표 시절, 여당 원내대표였던 황 비대위원장과 합의해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국회에서 주먹질하고 머리를 들이받지 않고, 여야가 국정 운영 파트너로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만들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2년이나 책임을 맡았던 오늘날 국회 현실은 과연 대화와 타협의 정치인가 하는 점에서 자괴감이 든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장을 예방한 황 비대위원장은 "의장께서 어떤 때는 자당(민주당)에게도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국회의 중립과 의정을 활성화했다"고 평가하면서 "정치개혁과 개헌에 대해서도 의지가 강했는데, 그 뜻을 다 못 이뤄드린 점은 우리 당에서도 숙제로 남은 일"이라고 답했다.

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