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정체 몰라”…필리핀 35세 여시장 ‘中간첩설’ 발칵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2024. 5. 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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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소도시의 젊은 여성 시장이 '중국 간첩'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현지가 발칵 뒤집혔다.

이 지역에 있는 중국 관련 카지노를 당국이 단속하면서 시장 연루설이 불거졌는데, 시장의 배경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온티베로스 의원은 "궈 시장 같이 미스터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중국의 자산으로 일하고 있는 건가? 필리핀 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 심어 놓은 것일까?"라고 의문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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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궈 페이스북

필리핀 소도시의 젊은 여성 시장이 ‘중국 간첩’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현지가 발칵 뒤집혔다.

이 지역에 있는 중국 관련 카지노를 당국이 단속하면서 시장 연루설이 불거졌는데, 시장의 배경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20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시장이 간첩설에 휩싸였다.

밤반은 작은 농촌 도시로, 최근까지 이곳 시장은 별다른 외부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시장에 대한 관심은 시장실 바로 뒤쪽의 온라인 카지노 영업소를 당국이 단속하면서 시작됐다. 이곳은 실제로는 수백 명을 가둬놓고 온라인에서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범죄 소굴이었다.

이들은 2022년 임기가 끝난 전임 정부 기간 동안 번성했으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당국은 올 3월 영업소를 급습해 중국인 202명과 다른 외국인 72명 등 감금된 약 700명의 근로자를 구출했다.
앨리스 궈 페이스북

그런데 조사 결과 이 시설이 있던 땅의 절반을 궈 시장이 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8ha(헥타르·8만㎡)에 이르는 부지에는 수영장·와인 저장고 등도 있었으며, 궈 시장 소유의 헬리콥터도 있었다. 궈 시장은 2년 전 시장 출마 전에 이 땅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궈 시장은 출신 배경이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어 간첩 의혹으로 확대됐다. 필리핀은 지방 공무원이 지역 유지와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 궈 시장처럼 배경을 잘 모르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한다.

궈 시장은 2021년 밤반시에서 처음 유권자 등록을 했으며 이듬해 시장 선거에 나와 당선됐다. 하지만 이달 초 필리핀 상원이 청문회에 소환하기 전까지 궈 시장의 삶에 대해 어떤 것도 알려진 게 없었다.

궈 시장은 자신이 병원이 아닌 집에서 태어나 17살에야 출생 신고를 했고, 돼지 사육 농가에서 자라 홈스쿨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리사 온티베로스 상원의원은 궈 시장이 개인적, 사업적 배경에 관한 질문에 ‘불투명’하게 대답한다면서 “그는 중국의 ‘자산’이냐?”고 물었다. 온티베로스 의원은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라는 답변만 돌아왔고 전했다.
앨리스 궈 페이스북

궈 시장은 아버지가 필리핀인이라고 밝혔지만 사업 기록 등에는 중국 국적자로 확인됐다. 2022년 선거 유세 때는 타갈로그어로 “저는 밤반 출신이다. 어머니는 필리핀인이고 아버지는 중국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궈’(GUO)라는 성도 중국계 필리핀인의 일반적인 성 중에는 흔치 않다고 언론은 전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아무도 그녀를 알지 못한다. 우리는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이민국과 함께 그녀의 시민권에 관한 의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티베로스 의원은 “궈 시장 같이 미스터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중국의 자산으로 일하고 있는 건가? 필리핀 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 심어 놓은 것일까?”라고 의문을 품었다.

셔윈가찰리안 상원의원도 “궈 시장은 우리 질문에 항상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자신이 어디에 살았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한다”며 “그녀의 말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궈 시장은 지난주 상원에 출석한 뒤로는 언론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조사를 통해 외국인이 필리핀에서 공직을 맡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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