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기업부채 122%… 부동산 디레버리징 필요”

한은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
韓 기업부채 2734조… 5년만에 1000조↑
“기업부채, 총량보다 부문별로 관리해야”
“PF 구조조정 등 부동산 디레버리징 필요”

우리나라 기업부채가 작년 말 기준 2700조원을 넘어서면서 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는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은은 특히 부동산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을 위한 정책이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한은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부채는 작년 말 기준 2734조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총 5년 만에 1036조원이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말 92.5%에서 2023년말 122.3%로 높아졌다. 지난 5년간 기업부채가 연평균 8.3% 증가하면서 명목 성장률(3.4%)을 상회한 영향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부동산 부문에 대한 신용공급이 확대되면서 기업부채가 증가했다. 작년부터는 부동산 부문 대출은 감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이 증가하면서 기업부채가 확대됐다.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영업자금과 시설투자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됐다. 기업의 시설자금 대출은 2017년(-2.4%)과 2018년(-2.8%), 2019년(-5.3%) 등 3년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2020년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다. 운전자금 대출은 2017년(-2%)에 감소했다가 2020년 13%로 늘었고 2022년에는 증가율이 28.8%까지 치솟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류창훈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체별로는 민간기업, 형태별로는 대출금, 공급기관별로는 비은행에 의해 기업부채 증가가 주도됐다”고 설명했다.

류 과장은 기업부채를 총량지표 등을 통해 경직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부문별로 관련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신용이 전체 국가경제 관점에서 적절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류 과장은 “부실우려가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 구조조정을 통해 부동산 부문의 점진적인 디레버리징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이 부동산 부문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