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인자’ 라이시 권력 공백… 중동 대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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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하면서 세계 각국이 살얼음판인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의 2인자이자 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 부재 시 경제난과 테러 피해 등으로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이란 내부에서 정치적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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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시 50일내 대선 치러야
강경 - 온건파 권력투쟁 예상
미국·EU 등 상황 예의주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하면서 세계 각국이 살얼음판인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의 2인자이자 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 부재 시 경제난과 테러 피해 등으로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이란 내부에서 정치적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알자지라는 이란 구조팀이 전날 라이시 대통령을 태우고 이동하다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지대에 추락한 헬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대통령 등 헬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헬기가 착륙 도중 전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피르 호세인 콜리반드 이란 적신월사 대표는 “헬기를 향해 이동 중”이라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라이시 대통령 사고 소식에 세계 각국은 향후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제재 회피에 도움을 받아온 러시아는 이날 “모든 지원”을 약속하며 구조 전문가 47명을 이란으로 급파했다.
이란과 함께 ‘저항의 축’으로 불리며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예멘 후티 반군 등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서 우리는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그 지도부, 정부 및 국민과 완전한 연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중동 국가들도 이란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반면 이란에 제재를 가해 온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반응을 삼가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하고 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만 밝혔다. 미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X에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아야톨라 알리 세예드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나서 “국정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라이시 대통령 유고 시 5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해 내부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고위 관료들의 권력 경쟁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서방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과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히잡 시위 유혈 진압 등으로 이란이 친정부파와 반정부파로 분열돼 있어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3월 이란 총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인 41%에 그치는 등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상태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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