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 항아리부터 불상·가구까지…휴스턴서 만나는 조선

김예나 2024. 5. 2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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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가 56.5㎝에 이르는 백자 항아리 위로 푸른 빛의 용이 그려져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소장했던 '용무늬 청화백자 항아리'가 미국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휴스턴박물관에서 현지 관람객과 만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기조 작가의 달항아리와 조선시대 불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조선 왕실에서 자손이 태어났을 때 태(胎)를 보관하고 기록했던 태 항아리와 태지 접시, 조상에 예를 갖춰 올렸던 제사용 그릇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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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휴스턴박물관 한국실 재개관…조선 삶·문화 조명
휴스턴박물관 한국실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높이가 56.5㎝에 이르는 백자 항아리 위로 푸른 빛의 용이 그려져 있다. 그 너머로는 구름이 넘실댄다.

수염과 지느러미, 부리부리한 눈 등을 생생하게 그려 강렬한 느낌을 준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소장했던 '용무늬 청화백자 항아리'가 미국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휴스턴박물관에서 현지 관람객과 만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휴스턴박물관의 캐롤라인 와이스 로 전시관 1층에 있는 한국실을 새로 단장해 재개관했다고 20일 밝혔다.

'백자제기' 진열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휴스턴박물관은 7만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한 미국 남부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다.

2019년 기준 연간 관람객 수는 약 125만명으로, 지난 2007년부터 한국실을 운영해왔다.

기존 한국실이 한국의 역사·문화를 두루 다뤘다면, 새로운 공간에서는 조선시대에 집중한다.

구름과 용 무늬 항아리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기증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약 54평(178.5㎡) 규모 공간에서는 조선시대 의례와 신앙, 생활을 보여주는 각종 도자, 목가구, 연적·벼루, 불상 등 총 33건(35점)의 유물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기조 작가의 달항아리와 조선시대 불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휴스턴박물관이 소장한 현대 작품과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이 어우러진 지점이다. 조선의 궁궐을 재해석한 미술 작품, 호랑이 다리 모양의 소반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연적 및 문방사우' 전시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대 최고 장인이 만든 다양한 종류의 백자도 소개된다.

조선 왕실에서 자손이 태어났을 때 태(胎)를 보관하고 기록했던 태 항아리와 태지 접시, 조상에 예를 갖춰 올렸던 제사용 그릇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많은 사람과 나누려 한 기증자들의 노력도 전한다.

새롭게 꾸민 한국실에는 고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총 3명이 기증한 애장품 11점이 전시돼 있다.

휴스턴박물관 한국실 주요 전시품 왼쪽은 수정(水晶) 박병래(1903∼1974) 선생이 기증한 백자 제기, 오른쪽은 동원(東垣) 이홍근(1900∼1980) 선생이 기증한 백자 향합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청화백자 항아리는 왕실을 상징하는 용무늬가 돋보이는 도자 유물로,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휴스턴 한국실의 하이라이트'라고 꼽았다.

1만여 점의 문화유산을 기부한 동원(東垣) 이홍근(1900∼1980) 선생의 '백자 향합', 평생에 걸쳐 조선의 청화백자를 지키고 수집한 의사 박병래(1903∼1974) 선생의 제기접시 등도 소개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더 많은 이들이 보고 누릴 수 있도록 유물을 소중히 수집한 기증자의 마음이 현지 관람객들에게도 전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열린 재개관 행사 모습 왼쪽부터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 정영호 주휴스턴총영사, 휴스턴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실의 주요 유물은 2026년 3월까지 약 2년간 대여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추후 대중 강연 등 각종 행사를 열어 한국 문화를 현지에 소개할 예정이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휴스턴박물관이 기존과 차별화되는 다양한 교류 사업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한국 문화 홍보와 위상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휴스턴박물관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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