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찰리 멍거 작고 후 첫 주주총회 연 버크셔 해서웨이 | 워런 버핏, 256조원 투자 이끌 후계자로 그레그 에이블 낙점

심민관 기자 2024. 5. 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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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왼쪽)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사진 로이터연합·블룸버그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산이 너무 커져 (예전과 같이) 두 사람이 나눠 관리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자본 배분은 그레그 에이블(Greg Abel)에게 맡기겠다. 그는 사업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5월 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주총)에서 그레그 에이블 비보험 부문 부회장을 자기 후계자로 공식 지목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94세인 버핏 회장이 파트너이자 친구인 찰리 멍거 전 부회장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뒤 연 첫 주총에서 자신의 부재에 대비해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에이블 부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과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이날 버핏 회장은 “최고결정권자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을 때 사업을 인수하고 주식을 모으는 등 모든 종류의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전에는 다르게 생각했지만, 책임도 최고결정권자가 져야 한다”며 에이블 부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에 따르면, 1964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 수익률은 280만%가 넘는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2만3000%)을 월등히 앞선다. 버핏이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버핏 후계자 에이블 부회장은 누구

캐나다 출신인 에이블 부회장은 1984년 앨버타대 졸업 후 다국적 회계감사 기업인 프라이스워터쿠퍼스하우스(PwC)에서 사회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1992년 500명 규모의 소규모 전력 회사였던 칼에너지로 회사를 옮겼고, 2008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 회사를 2만3000명 규모의 글로벌 에너지 회사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현재 900억달러(약 122조2020억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필리핀에서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버핏은 1999년 칼에너지를 인수한 직후 사명을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홀딩스 컴퍼니’로 바꿨다. 에이블 부회장이 버핏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때부터다. 이 회사는 2014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로 다시 한번 사명을 변경했다. 에이블 부회장은 2014년 버크셔 해서웨이 유틸리티 사업부를 맡아 NV에너지, 알타링크(AltaLink) 인수합병(M&A) 등을 성사시켰다. 이후 2018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의 비보험 사업 부문 수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팀플레이하면 성공' 믿는 리더

에이블 부회장은 적극성을 갖춘 리더로 평가받는다. 1996년 칼에너지가 영국 유틸리티 업체 노던일렉트릭 인수를 추진하면서 에이블 부회장이 최고회계책임자 역할을 수행한 적이 있다. 당시 그가 업무에 매진하기 위해 캐나다에서 영국으로 이사했던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에이블 부회장이 버핏 회장의 눈에 든 건 2008년 금융 위기 사태 때였다. 에이블 부회장은 당시 불리한 시장 상황에서도 컨스텔레이션에너지 인수를 포기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버핏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에이블 부회장은 협력을 리더십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그는 “하키를 통해 팀으로 플레이하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스포츠가 (협력의) 리더십을 키우는 데 도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이블 부회장이 버핏의 후계자로 유력해진 건 2018년부터다. 버핏은 2018년 에이블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나는 찰리 멍거와 함께 회사의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지만,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CNBC와 인터뷰에서도 “오늘 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내일 아침 경영권을 인수할 사람은 그레그 에이블이라는 데 이사들의 동의가 있다”며 에이블 부회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5월 4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가한 주주가 워런 버핏 회장의 얼굴 간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이번 주총에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식의 약 13%를 지난 1분기에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애플 보유 지분 평가액은 약 1354억달러(약 183조8460억원)로 2023년 4분기(1743억달러) 대비 22.31% 감소했다. 대신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현금 자산은 늘었다. 1분기 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성 자산은 1890억달러(약 256조6242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 현금 보유액이다. “2분기 말에는 2000억달러(약 271조5600억원)까지 현금 자산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버핏 회장의 주총 발언을 고려하면, 버크셔 해서웨이 현금 보유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버핏의 후계자로 낙점된 에이블 부회장이 막대한 현금 실탄을 어떤 종목에 투자할지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5월 6일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자율주행은 거대한 기회라면서 “버핏이 테슬라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한편, 이날 주총장에서 버핏 회장은 자기 옆자리에 앉은 에이블 부회장을 향해 실수로 ‘찰리’라고 불렀다. 이에 에이블 부회장은 웃으며 “큰 영광”이라고 답했다. “내년에도 여러분이 오시길 바라지만, 내년에 나도 왔으면 좋겠다.” 주총을 끝내는 버핏의 마무리 멘트에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Plus Point
워런 버핏 “AI는 핵무기급 위력…도로 집어넣을 수 없는 램프 요정”

“내가 사기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것이 역대 최대 성장 산업이 됐을 것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5월 4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주주로부터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버핏 회장은 “최근 AI로 만든 자신의 이미지를 봤는데, 내가 가짜 나에게 속아 돈을 보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람을 속이기 위해 AI로 이미지를 복제할 수 있다면 이러한 사기 행위는 역대 최고의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는 핵무기를 생각나게 하고,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창조한 지니(AI)를 다시 램프에 집어넣지 못할까 봐 두렵다”고 전했다.

이날 버핏 회장에게 일과 인생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주주도 있었다. 버핏 회장은 “일할 필요가 없을 때도 하고 싶을 만한 일을 찾도록 하라”며 “오늘부터 목표를 향해 가라. 어려움이 있겠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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