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컨설팅 받아 성공한 '남원 춘향제' 뒷말 나온 이유는[현장+]
16일 폐막한 제94회 전북 남원 춘향제는 예년에 비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컨설팅을 받아 새로 선보인 먹을거리가 대표적이다. 남원 농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로 가장 비싼게 닭바베큐(1만5000원)였고, 대부분이 1만원 이하의 착한 가격으로 막걸리와 곁들여 부담없이 먹을 수 있게 구성된 탓이다.
특히 '축제 바가지 음식'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외부 장돌뱅이형 업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먹거리 부스와 농특산물·소상공인 판매 부스 126개를 직영으로 지역민과 지역상인들에게만 임대해준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개막식 전후 공연 뿐 아니라 축제 프로그램 수준도 예향 남원의 역량을 보여주면서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게 주효했다.
16명 정원의 남원시의원들은 개막식에 참석한 15명의 명단이 모두 불리워졌다. 그외에도 도의원들과 인근 대학 총장들, 전 장관과 총선 당선인들까지, 앞자리 네번째 줄까지 앉아 있던 내빈들은 거의 빠짐없이 인사를 했다. 남원지원 부장판사, 인근 부대 여단장 등 지역 기관장들 대부분도 호명됐다. 여기에 진짜 '손님'인 외국에서 온 친선도시 시장들과 대사와 부대사 등 외교관들도 여럿 소개가 이뤄졌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했다. 주최 측은 현직 장관으론 처음으로 춘향제에 참석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도 전했다. 축사 순서가 되자 유 장관은 "준비한 원고가 있었지만 축사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보이니 짧게 해야겠다"며 2분이 안 넘게 짧은 축사를 끝냈다. 그는 "춘향제를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어떻게 하면 남원시의 역사와 전통이 담긴 축제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왔다"며 "100회 쯤엔 최소한 인근 아시아, 외국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올 수 있도록 춘향과 이도령의 정신을 찾고 방법을 같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많은 참석자들이 한복을 입은 것도 유 장관의 아이디어를 남원시장이 채택한 것이다.
이어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최근 중국 출장으로 다녀 온 장쑤성 자매 결연 30주년 행사에서 전북도립국악원 춘향가 공연을 같이 본 장쑤성장에게 춘향전 스토리를 설명해줬던 에피소드를 설명하며 축하했다. 2분 남짓이었다. 유 장관과 김 지사는 둘 다 내빈들을 별도로 언급하거나 소개하지 않는 걸 양해바란다고 간단히 언급하며 축사를 짧게 하겠다고 했다.
이후에도 10여명의 축사가 이어졌고 뒤로 갈수록 "제가 마지막 축사인가요?", "시간을 줄여 하겠습니다", "간략하게 하겠습니다" 등 개막식 지연을 신경쓰는 멘트가 늘어났다. 심지어 멀리서 온 라오스 대사도 거의 막바지 순서에 축사를 20초 내외로 줄였다.
그 와중에 남원시장은 환영사를 7분이나 했다. 특히 이미 앞서 20여분이나 할애해 사회자들이 주요 내빈 수십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도 다시 주요 내빈들을 언급하며 인사를 시키거나 환영을 했다. 축제를 관할한 시장에겐 7분도 짧았겠지만 수천명의 7분을 같이 소모한 셈이다. 뒤에 대기 중인 공연팀도 많았다.
한 참석자는 "많은 지역 축제들이 지자체장들의 잘못된 판단과 과욕으로 본질에서 벗어나 빛바랜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면서 "차라리 어렵게 부르고 모신 많은 내빈들의 식견에 맞게 미니 토론 프로그램에 배치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풍성한 얘기를 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또 다른 참석자도 "남원시장은 당선 후 첫 축제였던 지난해 춘향제에서 지적을 받더니 올해 바로 뜯어 고쳤다"고 전제한 뒤 "내년 개막식에선 올해 지적받은 부분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자리여야 더 빛나는게 축제"라고 말했다.
남원(전북)=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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