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수주 경쟁 몸사린 시공사들… 길음5구역도 유찰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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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5구역은 서울 성북구 정릉동 175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다. 연면적은 3만6333.9㎡다. 해당 구역의 개발 논의는 2002년부터 나왔다. 당시 뉴타운 사업지에 포함됐지만 노후·불량 주택이 밀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존치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2007년 주민 발의로 재개발을 추진해 2010년 길음5재정비촉진구역으로 선정됐다.
주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길음5구역이 착공하면 길음뉴타운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게 된다. 일대 부동산 가치도 크게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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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경쟁 입찰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 2회까지 유찰돼 3회째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업계에선 공사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 시공사들이 수주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수의계약을 거치면 경쟁 과정에 사용되는 제반 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사업 속도가 빨라진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여의도 한양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포스코이앤씨는 상대적으로 낮은 3.3㎡당 798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현대건설은 일반분양 수익으로 소유주당 3억6000만원의 환급을 내세웠다. 조합원들은 동일 평형 입주 시 분담금이 발생하지 않고 환급받을 수 있다는 현대건설의 조건을 더 선호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입찰 참여 의사를 드러냈으나 철회했다. 지난달 조합원 사이에서 현대건설 직원이 일부 조합원에게 개별 홍보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입찰에 참여하지 못할뻔한 위기까지 넘겼음에도 결국 입찰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라 시공사의 개별 홍보 활동은 금지된다. 개별 홍보 행위나 사은품 제공 등이 1회 이상 적발되면 입찰 참가가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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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강남 도곡 개포한신아파트는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 사태를 맞았다. 3.3㎡당 920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했음에도 일반분양 물량이 85가구로 적어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 3.3㎡당 830만원의 공사비에도 입찰사가 없었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으면 2회까지 유찰 후 3회째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 2월 입찰 공고를 냈던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은 두 번의 유찰과 마지막 입찰에서 단독 입찰한 현대건설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도 두 차례 입찰에 DL이앤씨만 입찰 확약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이달 DL이앤씨는 입찰 확약서를 세 번째로 제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비사업 입찰에 내부 심의 기준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금리 여파로 일반분양 성공 가능성이 줄고 공사비마저 급등하면서 시공사들의 보수적인 수주 활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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