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엘 시스테마’로 꿈나무 키우고… 음악으로 시민과 通하다
교육진흥원 ‘꿈의 오케스트라’
아동·청소년에 합주 기회 제공
시민들 찾아 무료 공연 선보여
목포·연천 등 4만명 만날 계획
무용·미술 활용 ‘심리치유’ 체험
서울·대전 등 21곳서 행사 예정
구직 청년·경단녀 등 마음 돌봐
‘두다마니아(Dudamania)’라는 신조어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43)은 문화·예술 교육의 표본으로 꼽힌다. 열 살 때 두다멜이 음악을 접한 계기는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El Sistema)였다. 엘 시스테마를 창립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서 지휘를 배운 그는 29세의 나이로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최연소 음악감독으로 발탁됐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24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5월 21∼27일) 동안 이 같은 교육 기회를 전국 각지에서 마련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네스코와 공동 주최했던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지난 2011년부터 해당 주간이 선포됐다. 13회째를 맞는 이번 주간의 주제는 ‘문화예술교육으로 여는 내일, 지속가능한 미래’다.
교육진흥원이 14년간 운영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라는 별칭이 있다. 지역사회의 아동, 청소년 등에게 오케스트라 합주의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꿈의 오케스트라와 두다멜의 협력 사례도 있다. 두다멜의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엔쿠엔트로스’(Encuentros·만남)에 한국인 박은수 씨가 2022년 당시 18세 고등학생 신분으로 참여했다. 전북 부안군에서 10년간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활동을 했던 박 씨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두다멜의 해당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꿈의 오케스트라에는 50여 개 거점 기관에서 2800여 명의 단원과 전문가 등이 함께한다. 특히 3년 차를 맞는 ‘꿈의 향연’은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운 일반 시민을 위해 기차·지하철역, 공원, 병원, 아파트 등 일상 공간을 찾아가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인다. 경기 군포시 꿈의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양재영(47) 씨는 “야외 연주의 특성상 관객들이 단상 바로 앞까지 다가오는데 그런 순간에는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아이와 관객들에게 즐겁고 따스한 추억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전국 37개 지역의 4만여 명 시민을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목포에서 떠나는 세계 음악여행’(목포역) △‘연천으로 이어지는 꿈, 새로운 출발’(연천역) △‘음악으로 마음과 마음 열기’(국립세종수목원) △‘음악으로 통(通)하는 힐링’(한강중앙공원) 등이 예정돼 있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서울·경기·부산·대전 등 21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2024 치유도 예술로’는 이름대로 심리 치유에 방점을 둔 문화예술 사업이다. 교육진흥원이 2015년부터 ‘문화예술치유’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등에 따른 사회적·심리적 고립을 겪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규모를 확장 중이다. 무용·미술·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체험 기회가 시민 누구에게나 골고루 돌아가도록 한다는 취지다.
△청년·중장년층 구직자를 위한 ‘쉼, 나다움 발견하기’(서울 삼청동 블루스퀘어) △1인 가구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음악의 숲에서 힐링을 만나다’(북서울꿈의숲 청포원) △65세 이상 노인층의 ‘청춘 나빌레라’(전북 군산시 태아트센터) △‘경력 단절’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예술로 돌보는 나의 마음’(대전 충남도청 구청사) △반항기 청소년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가족:점, 선, 면으로 빛을 발하다’(경기 지드문화예술교육치유센터) 등이 예정돼 있다.
모든 행사는 공식 홈페이지(arteweek.kr)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별 참여 신청도 가능하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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