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임 개인전 ‘Un passage’

김신성 2024. 5. 2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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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란 무엇일까요. 주변 사물들에 관한 제 감정을 써내려 간 기록들, 소통되지 않았던 단어와 문장들, ··· 지금까지 생을 살면서 늘 존재에 대해 생각합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내가 있는 여기에 진짜 내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나는 존재하는지 아니면 존재한다고 느낄 뿐인지, 끊임없이 쉬지 않고 생각해요."

그 시작에는 1990년대 중반 작가의 파리 유학시절 겪었던 소통의 부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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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재하는가? ··· ‘차이와 반복’
맑고 화사한 화면의 ‘컬러밴드’, 리듬감 넘치는 조형언어
그려지고, 겹쳐지고, 지워지기를 거듭한 뒤 나온 색
하태임 개인전 ‘Un passage’, 6월 13일까지 오케이앤피(OKNP, 서울)에서

“존재란 무엇일까요. 주변 사물들에 관한 제 감정을 써내려 간 기록들, 소통되지 않았던 단어와 문장들, ··· 지금까지 생을 살면서 늘 존재에 대해 생각합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내가 있는 여기에 진짜 내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나는 존재하는지 아니면 존재한다고 느낄 뿐인지, 끊임없이 쉬지 않고 생각해요.”

‘Un Passage No.246037’ (38x56cm, 2024)
‘Un Passage No.246039’ (56x38cm, 2024)
‘Un Passage No.246002’ (28x38cm, 2024)
그 시작에는 1990년대 중반 작가의 파리 유학시절 겪었던 소통의 부재가 있었다. 언어 이전의 소통문제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한 작업은 30여년간 이어지면서 작가 자신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무엇인가가 되었다. 처음에는 문자로 발현하던 것이 그려지고, 겹쳐지고, 지워지기를 거듭하다가 몸의 궤적을 따라 흘러 색만 남았다. 한결같이 통로 ‘Un passage’라고 명명된 작업들은 작가의 존재에 기대어 작가의 사고와 정서, 느낌과 기복을 담아내며 마침내 ‘컬러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지난한 변화의 과정은 천천히, 하지만 확고한 뜻과 의지로 이루어졌다. 작가는 이를 ‘차이와 반복’이라 부른다. 온 몸을 휘둘러 끊임없이 그려낸다. 작가 자신의 의지인지, 컬러밴드가 시키는 것인지 주객의 구분조차 없다. 이 여정에 끝이 있을까? 

‘Un Passage No.246017’ (28x38cm, 2024)
‘Un Passage No.246034’ (38x56cm, 2024)
컬러밴드로 잘 알려진 작가 하태임의 개인전이 ‘Un passage’라는 간판을 내걸고 6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오케이앤피(OKNP, 서울)에서 열린다. 2년 여에 걸쳐 기획된 아트북 출간을 기념하는 전시로, 파리 유학시절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된 초기 작업을 회고하는 드로잉을 포함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하태임은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귀국, 홍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 파리, 베이징, 뮌헨 등 국내외에서 총 30여회 개인전을 가졌고 단체전에는 160여 회 참가했다. 작품은 수많은 컬러 밴드들이 중첩되어 맑고 화사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음악의 한 소절을 보는 듯한 리듬감 넘치는 조형언어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다. 1999년 모나코 국제 현대 회화전에서 모나코 왕국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가정행정법원, 모나코 현대미술관, 태평양 아모레 뮤지엄, 삼성전자, LG전자, 두산그룹, 연세대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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