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비대면 강의 축소도 피해간 ‘에듀테크 강자’

박지민 기자 2024. 5.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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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데이원컴퍼니의 이강민(오른쪽) 대표와 사내 독립 기업(CIC) 중 하나인 패스트캠퍼스의 신해동 대표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온라인 등을 이용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업계는 코로나 대유행(팬데믹)이 끝나고 비대면 강의가 줄면서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직장인 등 성인 전문 교육 스타트업인 데이원컴퍼니는 오히려 지난해 매출 1166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만난 이강민(42) 데이원컴퍼니 대표는 “교육은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며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더 효율적이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배우려는 욕구가 강하고, 이런 사람은 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데이원컴퍼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이나 프로그래밍, 영상 편집에서 외국어, 취업 준비까지 영역도 다양하다. 이른바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가 되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이 주 공략 대상이다. 현재는 패스트캠퍼스(직무 교육), 콜로소(자영업자·프리랜서 교육), 레모네이드(외국어 교육), 스노우볼(취업 준비생 교육) 등 4개의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작년 수요를 견인한 것은 AI 열풍이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영상 편집이나 마케팅 관련 교육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AI가 새로운 광맥”이라며 “옛날 미국 서부의 금광 옆에서 청바지를 팔았듯, 우리는 AI라는 신산업 옆에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판다”고 했다. 직무 교육 전문 사내 기업인 패스트캠퍼스를 이끄는 신해동(37) 대표는 “패스트캠퍼스의 톱 10 강의 중 7~8개가 AI 관련 강의”라며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선구적으로 업무에 활용하는 사람들을 강사로 섭외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교육이라는 창업 아이템을 자신의 경험 속에서 찾았다. 포스텍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데이원 설립 전 수차례 창업에 도전했으나 실패를 맛봤다. 2013년 구인구직 사이트 사업도 실패해 낙담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기초 회계 등 창업에 필요한 실무 업무 강의를 맡게 됐다. 그런데 막상 강의를 시작하고 보니, 수강생 대부분이 예비 창업자가 아니라 대기업 직장인들이었다. 창업 실무가 아니라 회사 업무에 필요한 실전 교육을 받으러 온 것이다. 이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업무 방식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곳이 드물었다”며 “자신의 직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보고 다시 창업을 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데이원컴퍼니의 다음 공략 대상은 해외 시장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강의를 만드는 프로덕션 시스템을 각 국가에 맞게 이식하는 방식이다.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지난해 해외 매출 136억원을 기록했다. B2B(기업 간 거래)도 확장한다. 데이원컴퍼니의 강의를 기업들이 사원 교육용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작년 B2B 매출은 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 이 대표는 “실무자들이 회사 쪽에 우리 강의를 듣고 싶다고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강의를 설계하는 과정 자체에 전문성을 갖춰 기업 교육도 혁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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