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밝은 X선 개발”… 중국, 9000억 원 투자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2024. 5. 2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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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6억6500만 달러(약 9000억 원)를 투자해 새로운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한다.

중국의 계획대로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면 중국은 아시아 최초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보유국이 된다.

1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고에너지물리연구소(IHEP)는 6억6500만 달러를 투입해 2025년까지 '고에너지광자원(HEPS)'이란 이름의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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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추진
1만 배 빠르게 신호 인식 가능해
물질 구조-원소 더 세밀하게 관찰
한국은 2028년까지 구축할 예정
중국이 도입할 예정인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고에너지광자원(HEPS)’의 조감도. 사진 출처 중국과학원 홈페이지
중국이 6억6500만 달러(약 9000억 원)를 투자해 새로운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한다. ‘세상에서 가장 밝은 X선(X-RAY)’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방사광가속기에서 생성되는 빔의 밝기가 강력해지면 동일한 양의 방사선으로 기존에 사용되던 기기들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물체의 구조와 원소 구성을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계획대로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면 중국은 아시아 최초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보유국이 된다.

1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고에너지물리연구소(IHEP)는 6억6500만 달러를 투입해 2025년까지 ‘고에너지광자원(HEPS)’이란 이름의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생성되는 X선의 밝기에 따라 세대가 분류되는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과학 선진국에서도 대부분 3세대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70대의 방사광가속기가 운영 중이지만 이 중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 소수 국가에서만 도입됐다.

방사광가속기는 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활용된다. 예를 들어 더 작은 단위에서 단백질의 구조나 바이러스가 단백질에 침투하는 과정을 확인하면 그간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의 새로운 치료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 중국이 도입을 추진하는 HEPS는 둘레가 1.36km인 원형 파이프(저장링)에서 6GeV(기가전자볼트·1GeV는 1억 eV)의 에너지로 전자를 가속한다. 이렇게 하면 나노초(ns·10억분의 1초) 단위로 초고에너지 X선을 생성할 수 있다. 기존 중국이 보유하고 있던 방사광가속기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난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보다 시간분해능이 1만 배 향상될 전망이다. 시간분해능은 장치에 입력되는 신호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최소 입력 신호에 대한 시간 간격이다. 입력 신호를 인식할 수 있는 간격이 짧아질수록 물질의 성질을 더 세밀하게 조사할 수 있다. HEPS는 다른 국가들이 운영 중인 모든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뛰어넘는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광원의 광도를 높이기 위해 고안된 자성(磁性) 배열법인 ‘다중절곡 크로마토 격자’ 배열을 사용해 어떤 기기보다 밝고 강렬한 X선을 만들어낸다는 구상이다.

한국에서도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는 선형 방사광가속기와 원형 방사광가속기 두 종류가 있다. 이 중 국내에 도입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경북 포항의 가속기연구소 내에 구축된 선형 방사광가속기뿐이다. 현재 충북 오창에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의 설계가 진행 중이다. 전자의 가속 에너지가 높은 선형 방사광가속기는 직선형의 긴 삽입 장치로 강력한 빛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선형 방사광가속기보다 적은 빛에너지를 사용하지만 다양한 파장의 빛을 운용하며 동시에 다양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조787억 원이 투입돼 2028년 국내 도입될 계획인 오창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800m 둘레의 저장링을 사용해 3GeV의 에너지로 전자를 가속하는 사양을 갖추는 게 목표다.

방사광가속기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전자를 휘게 한다. 이를 통해 발생시킨 방사광을 사용해 원자와 분자 수준의 구조를 탐구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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