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군사 결속’만 다진 푸틴…중국 줄타기에 경제성과는 ‘물음표’

박은하 기자 2024. 5. 19. 21: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서 “신형 안보 구축”
러 가스관 사업은 진전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두고 세계질서 재편을 목표로 중·러 간 결속이 심화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중국이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가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실질적으로 얻은 게 많진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서방의 압력에 맞서는 두 독재자 간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리샤 바출스카 유럽이사회 중국 외교정책 전문가는 “푸틴과 시진핑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그들이 실존적 적으로 인식하는 미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중국은 (러시아 지원 문제로) 서방과 긴장을 겪고 있지만, 이 긴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접근하는 방식에 어떤 종류의 질적 변화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지난 17일 하얼빈공대 방문은 군사적 유대를 강화하는 행보로 해석됐다. 군사기술 개발 거점대학인 하얼빈공대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려 한 혐의로 미국 상무부 제재 대상 명단에 올라 있다. 이 대학은 푸틴 대통령의 모교인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과 공동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 주석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함께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적 해결책은 균형 있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신형 안보 프레임’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주드 블란쳇은 “미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시진핑에게 모스크바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 기간 경제적 성과는 뚜렷하게 드러난 게 없다고 평가된다. 구체적 성과가 있는 협의 내용은 관영매체 간 협력, 호랑이 보호구역 설치, 러시아산 쇠고기의 수출을 위한 관세 조건 등 주변적 이슈이다. 러시아의 숙원인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사업’에 관한 진전사항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르몽드는 “러시아는 점점 중국에 청구인이 되는 반면,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지정학적 우선순위’와 서방의 ‘상업적·기술적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며 “중국은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요한 합의 내용은 공개 문서에 거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덧붙였다.

러시아인들의 여론 흐름 변화를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서방의 제재에 질린 러시아인들이 서방에 등을 돌리고 중국을 협력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