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골든타임’ 멀어지는 김호중…구속영장 신청되나 

이혜영 기자 2024. 5. 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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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감정·주변인 진술·녹취록·행적 CCTV’ 모두 음주 정황 힘 실어
김호중 “진실 밝혀질 것” 거듭 혐의 부인…경찰, 구속영장 신청 검토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음주 뺑소니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 ⓒ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씨가 사고 당시 음주를 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이 일제히 음주 사실을 부인하며 '자백 골든타임'이 멀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김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김씨 입장과 달리 그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검사 결과와 녹취록, 진술 등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우선 경찰은 지난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받았다. 국과수는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됐다'는 소견을 제출했다.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경과된 것은 김씨가 계속해서 경찰 출석에 불응하다 사고 시점으로부터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나온 탓이다. 경찰은 김씨가 음주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연 전략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사이 김씨의 매니저는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밤 경찰에 대리 출석해 자신이 운전한 것이라고 허위 진술을 했다. 김씨 소속사 이광득 대표는 자신의 지시로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경찰이 확보한 녹취록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경찰은 김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으니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매니저에게 직접 요청한 녹취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씨가 사고 전 강남구 청담동의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인된 상태다. 소속사는 김씨가 당시 술을 마시진 않았지만, 피곤한 상태여서 유흥주점이 제공한 대리기사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유흥주점과 김씨의 주거지는 불과 400m 떨어진 곳으로 네이버 지도 기준 도보 9분, 차로 2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피곤한 상태여서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한 김씨가 자택에 도착한 후 다시 나와 스스로 차를 몰고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 했다는 점도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5월18일 가수 김호중(33)의 전국 투어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 입구에 팬들이 줄지어 서 있다. ⓒ 연합뉴스

김씨는 뺑소니 사고를 내기 약 7시간 전부터 모임을 가졌다. 김씨와 이 대표 등은 강남의 한 스크린 골프장에 래퍼 출신 유명 가수를 포함해 4명과 머무르면서 맥주를 주문해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일행은 이후 유명 개그맨과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소주 7병과 맥주 3병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식사를 마친 이들은 청담동 유흥주점 관계자인 기사가 모는 차를 타고 주점으로 향했다.

경찰은 해당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으로부터 '김씨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속사는 김씨가 사고를 낸 후 심각한 공황장애로 현장을 떠났다고 했지만, 이후 주머니에 손을 넣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거나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구입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법조계에서는 김씨가 '사고 전에는 음주를 하지 않았지만 사고 이후 술을 마셨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맥주를 구매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김씨의 음주 의혹을 풀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증거인 차량 내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소속사 본부장이 제거한 부분도 음주 정황을 더욱 짙게 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김씨와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및 사건 은폐를 벌인 점이 확인되고, 이를 김씨가 상당 부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도주 우려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도 전국 투어 콘서트를 예정대로 소화한 김씨는 전날 오후 경남 창원에서 열린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에서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음주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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