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호주 `청정수소 동맹` 주도하는 삼성… 글로벌서도 주목

장우진 2024. 5. 19. 18: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日 빼고 국내 기업·기관만 초청
SK·현대차·포스코도 해외확장
규제 개선 등 정부 지원도 한몫
말레이시아 사라왁 H2biscus 청정수소 프로젝트 조감도. 삼성E&A 제공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가 호주에서 새 글로벌 수소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빠르게 청정 에너지사업을 확장 중인 삼성의 행보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삼성 역시 그룹 차원에서 수소 분야를 미래 핵심 축의 하나로 육성하고 있으며, 삼성E&A는 말레이시아·오만 등에서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국부펀드(PIF) 등과 그린수소 생산·활용을 위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인 데 이어, 호주에서도 작년 5월 일본 미쓰비시 상사의 자회사인 글로벌 에너지 전문 기업 DGA(Diamond Generating Asia)와 '호주 그린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의 공동 개발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현대차, SK 등도 수소를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K-수소'의 해외 경쟁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0~24일 호주 정부가 주관하는 '오스트레이드(Austrade) CCUS' 행사는 올해 2회째로 현지 기업 외에 한국 기업만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멜버른·다윈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한국·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는 범위를 한국 기업으로만 좁혔다. 일본과는 이미 여러 수소 사업을 공동 진행 중인 만큼, 추가 사업은 한국을 중심으로 추진하겠다는 호주 정부의 판단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서호주 정부는 CCS(탄소 포집·저장) 부지 발굴과 함께 10년 이상의 중장기 프로젝트로 수소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서호주 정부 기관이 2021년 발표한 '서호주 재생가능 수소전략' 리포트에서 "성장세에 있는 재생가능 수소시장의 주요 파트너인 한국·일본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산업은 또한 아시아와 유럽의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 중 호주 수소 사업 확장에는 삼성이 선봉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삼성E&A는 이번 호주 방문에서 CCS(포집·저장·활용) 등의 인프라 구축과 이후 EMPC(유지·보수) 사업 등에 대한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호주 기업 중에서는 미국 에너지기업 쉐브론의 호주법인 고르곤과 호주 에너지기업 파일럿 에너지가 참여하는데, 한국 방문단에서는 파일럿 에너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일럿 에너지는 현재 서호주에서 유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인프라를 활용해 2028년부터 청정 암모니아를 생산할 계획이다. 암모니아를 분해하면 수소를 얻는다. 암모니아 생산 설비는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태여서 삼성E&A를 포함해 이번에 방문하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 기회로 여겨진다. 이번 호주 방문 일정 중에는 파일럿 에너지의 유전 현장 방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구체적인 협업계약이 성사되면 향후 암모니아 운송 등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지 기업 등에 대한 직접 투자 가능성도 거론된다.

호주 정부의 이번 한국기업 초청은 한국의 글로벌 수소 경쟁력이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E&A의 경우 작년 11월엔 롯데케미칼, 한국석유공사, 말레이시아 SEDC 에너지 등과 '말레이시아 사라왁 청정 수소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에 착수하는 미팅을 가졌다. 같은 해 6월엔 포스코·한전 자회사들과 컨소시업을 맺고 오만 수소 정부기업인 하이드롬과 두쿰 지역 그린수소 독점 사업 개발·생산, 부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작년 8월 호주 PGS, 한국중부발전과 100만달러 규모의 수소 플랜트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서 삼성물산, 한전, 포스코 등은 컨소시엄 구성하고 현지 그린수소 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SK머티리얼즈가 미 수소기업인 8리버스에 작년 4억달러를 투자해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SK E&S는 이달 초 인천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준공했다. 효성중공업도 지난달 중순부터 울산서 세계 최초로 '100%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올해 초 미 CES 2024에서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와 함께 수소를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2024에서 "수소는 저희 세대가 아닌 후대를 위해 준비해 놓는 것"이라며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민간 주도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규제개선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을 목표로 올해 수소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을 전년 대비 20배(2023년 28억원, 2024년 478억원) 규모로 확대했고, 2018년부터 작년 말까지 충전소 운영·안전기준을 정비하는 등 총 110건의 규제개선을 추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의 수소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는 6월 26~27일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리는 '하이드로젠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엑스포'에는 현대차의 팔코베르그 수소연료전지 애플리케이션개발실장(상무)이 연사로 나선다. 또 10월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셋에서 열리는 수소연료전지 엑스포에는 현대차·현대모비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에너지 등이 참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신민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호주정부는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공급망 형성을 위한 타당성조사, 시범사업, 관련 기술 연구개발 등에 지원 정책을 펼쳐왔다"며 "호주의 국가수소전략은 국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시범·실증 사업을 지원할 계획으로, 가격경쟁력 있는 생산역량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