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중국어 배워" 푸틴 구애에 習 미지근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5. 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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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기간에 적극적 구애를 펼친 데 반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어가기 위해 중국의 지지가 절실하지만, 시 주석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승리를 거두려면 경제적 안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무역이 필수인데, 현재 러시아 입장에서 이것은 사실상 중국만이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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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회담서 비위 맞췄지만
시진핑, 형식적인 발언 일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기간에 적극적 구애를 펼친 데 반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어가기 위해 중국의 지지가 절실하지만, 시 주석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BB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중국 국영 매체들은 양국 정상의 우정을 집중 조명했지만 사실 더 이상 동등한 동반자 관계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푸틴은 중국이 고립된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길 원하며 공손한 태도로 중국을 찾았다. 그의 발언은 비위를 맞추는 어조와 표현들로 채워졌다"고 꼬집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가족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공개 석상에서 자녀 관련 언급을 거의 하지 않는 그의 평소 모습과 대비된다.

BBC는 시 주석에 대해 "푸틴처럼 고상한 칭찬이 담긴 말투를 따라 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들은 보다 형식적이고 건조하기까지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은 러시아처럼 스스로를 세계와 단절하지 않았고 그러길 원하지도 않는다"면서 "시 주석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으려 시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이 푸틴을 버리려는 건 아니지만, 그는 푸틴과 달리 혼란을 통해 얻을 것이 없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승리를 거두려면 경제적 안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무역이 필수인데, 현재 러시아 입장에서 이것은 사실상 중국만이 지원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과 방위 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국과 논의하려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서방이 설정한 소위 '레드라인'을 넘진 않으면서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커트 볼커 전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푸틴은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하려고 갔지만 무기나 탄약을 비롯해 전쟁을 위한 직접적 지원을 중국으로부터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양국 정상이 공개 석상에서 포옹하면서 밀착을 과시했지만 "이들이 상대방에 대해 꼭 그렇게 신뢰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평가절하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포옹을 나눈 건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두 지도자는 함께 일한 오랜 역사가 없다"고 밝혔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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