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네이버‧두나무 만남은 ‘사적’ 자리…어도어 ‘은따’ 같았다”

조유빈 기자 2024. 5. 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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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후 첫 입장 밝혀…“인수 제안한 적 없어”
“뉴진스와는 단단함으로 뭉쳐져…생각 이상의 관계”
“법원 판결 기다리고 이후 수순 정리하는 게 옳아”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하이브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19일 장문의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외부 투자자와 만나 어도어의 경영권을 둘러싼 이야기를 나눴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 네이버와 두나무 관계자와의 만남은 '사적인 자리'였다며 반박했다.

민 대표에 따르면, 해당 만남은 지인 A씨가 다른 지인을 불러 만들어진 자리이며, 당일 참석자들이 모두 증언을 해줄 수 있을 만큼 투자와는 무관한 자리였다는 것이다. 하이브 측은 17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 당시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두나무와 네이버 고위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시사저널 이종현

"가해자로부터 벗어나는 상상…죄가 되나"

민 대표는 그날 처음 만난 두나무 관계자가 뉴진스에 관심이 많았으며, 뉴진스 도쿄돔 공연과 관련한 짤막한 이야기를 나눈 것이 대화의 끝이었다고 언급했다. 또 네이버 관계자와도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연락을 몇 차례 주고 받은 것이 전부라며 "해당 만남에 참석하지 않았던 하이브는 무엇을 근거로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인가"라고 언급했다.

또 "'투자자를 만나지 않았다'는 내용은 경영권 찬탈을 목적으로 만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만났다 한들, 한 회사의 대표이사나 부대표가 투자자를 만난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자신과 어도어 부대표가 나눈 대화가 악의적으로 이용됐다고도 주장했다. 민 대표는 "식사를 마친 뒤 부대표에게 우연히 만나게 된 분들에 대해 말했고, 부대표는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대화를 나눴다"며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을 저희가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그간 어도어 대표로서 하이브 내에서 은근한 괴롭힘과 따돌림에 시달리는 '은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지내왔다"며 "벗어날 수 없는 가해자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다는 것이 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도 토로했다. 

이어 "사적 만남에 대한 스토리를 길게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며 "어도어 인수 제안에 대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면 하이브를 포함한 '4자 대면'을 요청한다. 말장난처럼 '만남'을 확인받지 마시고, '만남의 목적과 나눈 대화'에 대한 확인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모습 ⓒ연합뉴스

"뉴진스, 위로 문자 보내와…사랑 넘치는 내용"

뉴진스와의 결속도 강조했다. 민 대표는 "여러분이 모르는 수많은 일들로 그간 미치게 괴로웠지만,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저희 안의 많은 일로 우리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단단해졌다"며 "가족 같지만 단순 가족 관계와는 또 다른 단단함으로 뭉쳐지게 됐다. 어떤 생각을 하시던 그 생각 이상의 관계"라고 말했다. 전날 뉴진스 멤버 전원은 각자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멤버들이 탄원서를 통해 민 대표 측에 힘을 실은 것으로 관측된다.

민 대표는 멤버들이 보내준 위로의 문자를 언급하며 "뉴진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주시는 분들이라면, 말 같지도 않은 사안에 최대한 멤버들이 오르내리지 않게 해주시는 일 같다"고 말했다. 또 "제가 아무리 미워도, 멤버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런 짓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하이브는 이미 뉴진스라는 팀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여기까지 일을 몰고 온 그들이 끔찍하고 징그럽다"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본질을 봐달라"고 말했다. 법리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사실 관계에 입각한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또 "단편적이고 편향적 정보와 날조에 의한 제 개인에 대한 인민 재판은 분쟁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저를 비롯한 수많은 누군가들의 미래를 담보로 심각한 어떤 문제가 생겼고, 그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도달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 대표는 "차분히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그 이후의 수순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민 대표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 이전에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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