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귀국한 김경수, 복권 질문에 17초 침묵…"아직 배울 때"

오문영 기자 2024. 5. 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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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영국에서 체류 중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국내로 잠시 돌아왔다. 2024.05.19.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9일 일시 귀국했다. 약 한 달간 국내에 머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당내 친문(친문재인) 인사들과도 두루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지사는 본인을 두고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복권론이나 친문 구심점 역할론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4시14분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A출국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넥타이 없이 하늘색 셔츠에 청색 계열의 셔츠를 입은 차림이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방문 교수로 활동하기 위해 1년 유학을 떠났다.

김 전 지사는 '간단한 인사말과 소회를 부탁드린다'는 취재진의 말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고, 비자 발급을 비롯한 개인적인 일들 때문에 잠시 한국에 들렀다"며 "이렇게들 나와 계셔서 조금 뜻밖이긴 하다"며 웃어 보였다.

이후 '민주당 내에서 복권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입장이 있느냐'는 물음이 나오자 잠시 침묵했다.

김 전 지사는 약 17초간 고민을 하는듯한 모습을 보인 뒤 "한국에 잠시 들른 입장에서 특별히 따로 어떤 말씀을 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며 "국민들께 미래와 희망을 말씀드리는 게 정치인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국민들께 오히려 심려를 드렸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말씀을 드리기보다는 더 열심히 보고, 듣고,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 2021년 7월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복권 없이 사면되면서 2027년 12월28일까지 피선거권 없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친문계 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십사하는 기대가 있다'는 말에도 "충분히 보고, 듣고, 배운 다음에 말씀을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지사는 "아직 공부가 끝나지 않았다"며 "오늘은 짧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점에 대해 양해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나 봬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도 만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개인적인 일정이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이제 막 (한국에) 도착했으니 여러 이야기가 오갈 것이고, (일정이) 정리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김 전 지사는 약 한 달간 국내에 머문 뒤 다시 영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아직 (영국에 다시) 돌아가는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6월 중순쯤 다시 출국할 예정인데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을 두루 만나실 것 같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외에 공개 행보는 없을 예정"이라고 했다.

[대전=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충청편 행사에서 당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최고위원. 2024.05.19.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4·10 총선과 원내대표 선거 등을 거치며 이 대표 체제가 강화되자, 김 전 지사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입지가 좁아지고 파편화된 친문과 비명(비이재명)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김 전 지사의 복권 문제는 정계 복귀와 향후 행보의 걸림돌로 거론된다.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가 정치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고 전하면서도 "정치인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본인 의지는 두 번째 문제"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특별 권한이기 때문에 짐작하기 어렵지만 저는 여전히 사면·복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김 전 지사 복권론에 힘을 싣기도 했다.

복권 가능성이 불분명한 상황을 고려한 듯 조심스러운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최근 SBS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니까 당연히 들어오시는 것"이라며 역할론에 선을 그었다. 복권 문제에 대해선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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