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지속가능한 생활

2024. 5. 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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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생활'이란 개념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유럽 전역에서는 지속가능한 생활과 환경보전을 위해 플라스틱 포장 및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최소화를 강조하고 있다(2021년 7월 기준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나는 카페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고 왜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이 사용되는지 그 배경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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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생활'이란 개념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서울 생활 초반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주변 풍경, 환하게 빛나는 거리, 광고판의 글자들, 마트에 가는 것까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다. 마트에서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치자면 선반에 나란히 진열된 상품들 외에도 놀랄 만한 것은 또 있었다.

"실례지만, 저울이 어디에 있나요?" 나는 손에 야채를 들고 물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고, 어깨를 으쓱하거나 친절하게 한국말로 설명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날 결국 나는 야채 사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야채 코너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곳곳에는 여러 야채가 세심하게 포장되어 있었는데, 호박 한 개마저 잘 포장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떠올리다 보니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야채가 개별 포장되어 판매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이후로 나는 마트에서도, 카페에서도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스위스에서 건너왔으니, 스위스 환경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 전역에서는 지속가능한 생활과 환경보전을 위해 플라스틱 포장 및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최소화를 강조하고 있다(2021년 7월 기준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나는 카페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고 왜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이 사용되는지 그 배경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역시 이럴 땐 현지 직장 동료·친구들과의 대화가 도움이 된다. 처음 식료품을 집으로 배송받았을 때의 일이다. 이에 대해 친구와 얘기하게 되었는데, 나는 '신선' 포장 옵셥을 선택하면 추가 포장 없이 배달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내가 주문한 상품은 다회용 가방에 담겨 배달되었지만 여전히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내 친구는 말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백 포장 덕분에 상품이 신선하고 파손될 위험도 없으니 고객도, 배송 업체도 모두 좋다고 할 수 있지." 그런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내 친구는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재활용 쓰레기통을 가리키며 "한국은 시민의 노력과 정부 조치로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재활용보다 좀 더 나은 방법들이 있지 않을까. 과도한 플라스틱 소비를 정당화해주는 이유로서의 재활용보다는, 어쩔 수 없이 사용된 일회용품의 경우에만 재활용이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버려지는 플라스틱 중에서 재활용을 위해 수거되는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율은 과연 얼마나 될까.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시행될 때까지는 개인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카페에는 재활용 컵을 가져가고, 집에서는 정수기와 음식물 쓰레기통을 사용하는 작은 발걸음부터 시작하고 있다. 독자 여러분께도 여쭙고 싶다. "어떤 작은 실천을 하고 계신가요?"

[알렉산드라 아피첼라 주한스위스대사관 과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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