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장메모] '물병 투척' 연맹 징계에 분노한 서울팬, 경기 앞두고 1인 시위...서울 팬들도 한 목소리로 응원

신인섭 기자 2024. 5. 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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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이른바 '물병 투척' 사건에 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의 징계에 분노한 FC서울 팬이 1인 시위에 나섰다.

FC서울은 19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에서 대구FC와 격돌한다. 서울은 4승 3무 5패(승점 15)로 리그 8위에, 대구는 2승 5무 5패(승점 11)로 리그 11위에 위치해 있다.

서울은 지난 11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2-1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문제의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종료 후 백종범 골키퍼가 인천 서포터즈석을 향해 승리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분노한 인천 팬들이 물병을 던졌다. 인천의 요니치, 김동민 등이 팬들을 말렸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못했다. 기성용이 물병에 맞아 쓰러지기까지 했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지난 16일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건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연맹 측은 "인천 구단에게는 제재금 2,000만원과 홈경기 응원석 폐쇄 5경기의 징계가 부과됐다. 이는 경기규정 제20조 제6항에 따라 홈팀은 경기 중 또는 경기 전후 홈 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며, 이번 건은 소수의 인원이 물병을 투척한 과거의 사례들과 달리 수십 명이 가담하여 선수들을 향해 집단적으로 투척을 했기 때문에 사안이 심각한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백종범도 징계를 받았다. 연맹은 "서울 백종범에게는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를 이유로 제재금 700만원이 부과됐다"고 밝혔다.

사진=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연맹의 징계 조치에 서울의 공식 서포터즈인 '수호신'은 의문을 표했다. 수호신은 16일 SNS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모든 징계에는 형평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전 판례가 없던 내용에는 과분한 징계가 내려졌으며, 과거 판례가 있었던 건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징계가 내렸다"며 유감을 표했다.

1인 시위에 나선 인물도 있었다. 이날 서울의 미디어 게이트 앞에 한 팬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강정훈(23세, 대학생)씨는 "그깟 <디그니티>에 날아가버린 <선수보호> 가족 욕까지 참는 것이 골키퍼의 숙명? 이건 <숙명>이 아닌 바뀌어야 할 <악습> ⌜선수보호 < 자존심⌟ 연맹은 필요 없습니다 #백종점-언제라도-함께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강정훈 씨에게 인터뷰 요청을 드렸다. 그는 곧바로 준비한 A4 용지를 꺼내 들고, 이를 읽었다. 무려 10분이 걸릴 정도로 긴 내용이었다. 그는 "연맹은 선수 보호를 전혀 하지 못했다. 기성용 선수는 물병에 급소를 타격받았고, 신체적 피해를 입었고, 백종범 선수는 인천 팬들에게 수모를 당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연맹의 징계 수위에 의문이 든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물병 투척 사건의 가해 구단인 인천에 벌금 2천만 원과 홈 경기 응원석 5경기 폐쇄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는 단순 계산 시 100개의 물병 투척이 가진 벌금 수위가 1개의 물병 투척 벌금 수위의 2배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연맹의 100여 개의 물병 투척과 선수를 향한 직접적인 폭력 행사에 대한 2천만 원 가격표 붙이기는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또한 백종범 선수에 대한 징계에도 의문을 품었다. 강정훈 씨는 "45분 내내 입에 형용하기 어려운 지속적인 욕설을 들어온 선수가 경기 종료 이후 승리를 만끽하는 도발성 세리머니를 한 것에 대해 연맹을 700만 원이라는 가격표를 들이민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계속해서 "경기 종료 이후 인천의 이범수 골키퍼는 백종범 선수에게 수많은 팬들에게 욕설을 듣는 이런 상황은 골키퍼에게는 숙명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그러나 수많은 팬들에게 수위 높은 욕설을 45분 내내 듣는 것은 골키퍼의 숙명이 아닌 수많은 관중과 함께하는 새로운 시대 K리그로 도약하기 위해서 우리가 바꿔 나가야 할 악습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강정훈 씨는 "서울은 명백한 피해자다. 연맹의 디그니티(자존심)는 백종범 선수의 상벌위원의 불참으로 깎이는 것이 아니라 상벌위원들의 시대착오적 징계 결정으로 스스로 깎아먹은 것이다. K리그의 대중화와 젊고 새로운 팬층의 대규모 유입을 꿈꾸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후퇴 가치관을 가진 이들에 의해 그들의 사고대로 시대착오적 규정을 만들고 집행한다면 한국 축구와 K리그의 발전은 쏟아지던 물병과 허울뿐인 징계에 의해 사망할 것이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날 서울은 경기를 앞두고 "네가 우릴 지켰듯 우리도 널 지킬게", "종범 너도 걱정하지 마" 등의 문구가 담긴 걸개를 내걸며 백종범을 응원했다. 또한 경기 시작 이후 "백종범"을 연호하며 한 목소리로 응원의 마음을 전달했다.

사진=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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