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맛 사로잡은 ‘K라면’…월 수출액 1억달러 첫 돌파

김기환 2024. 5. 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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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인기 견인
농심 ‘신라면’도 해외 성장세 돋보여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9일(현지시각)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손에 넣을 수 있길, 행운을 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까르보불닭볶음면의 큰 인기를 조명했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은 크림분말스프가 동봉되어 있으며, 오리지널 불닭볶음면보다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NYT는 “핑크색 포장에 매콤한 내용물이 든 이 한국산 인스턴트 라면 팩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1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불닭볶음면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K-라면’이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라면 수출이 월간 기준 1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1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1억859만달러(약 1470억원)로 작년 동월(7395만달러)보다 무려 46.8% 증가했다. 이런 증가율은 2022년 5월의 49.3%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기존 월 최대 기록인 지난 2월의 9291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라면 수출 금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매년 늘어났으며 올해 10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의 핵붉닭볶음면. 삼양식품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9억5240만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으나, 10억달러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 추세라면 11억달러를 웃돌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4월 라면 수출액은 3억7886만달러(약 50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34.4% 늘어 수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같은 기간 라면 수출 중량은 9만4310t로 27.5% 늘었다.

K팝 스타들이나 한국 드라마, 영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인지도는 높아지고 있다. 또 고물가 상황에서 간편한 한끼 식사로 라면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디비가 불닭볶음면 먹방 영상을 공개했다. 카디비 틱톡
최근 한국 라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3857억원과 영업이익 801억원을 거뒀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235%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24억원인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크게 상회했다.

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2014~2015년 유튜브 등을 통해 잇달아 소개된 게 ‘불닭 신화’의 붐을 일으켰다.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라이브 방송에서 불닭볶음면을 먹으며 의도치 않게 홍보대사가 돼 줬고 외국인들이 SNS에서 ‘불닭 챌린지’를 퍼뜨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할 정도로, 불닭은 수출의 일등공신이다”며 “불닭브랜드는 현재 10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뉴욕에서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 농심 제공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도 해외 성장세가 돋보인다. 해외 매출은 2021년 국내를 뛰어넘었으며, 지난해에는 7100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까지 높아졌다. 신라면은 최근 5년간 해외시장 중심으로 큰 성과를 거두며 연평균 두 자릿수(12%) 성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신라면 해외 매출은 해외법인과 국내 수출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미국 법인의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며 신라면 해외 매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을 통해 공급량을 확대하며 코스트코,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 큰 매출 성장을 거뒀다. 일본, 호주 법인의 신라면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19%, 26% 늘었으며 베트남 법인 매출은 58%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남·북유럽을 포함, 본격적인 유럽시장 전역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충분한 글로벌 생산능력을 함께 갖춰 다양한 농심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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