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순직 수사 중인 경찰, 해병대 지휘부 대질조사

김현수 기자 2024. 5. 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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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7여단장이 19일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해병대 지휘부 2명을 동시에 불러 대질 조사를 벌인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해병대 7여단장과 해병대 포병 11대대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8월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와 관련해 해병대 지휘부 사이에 엇갈린 주장이 나오는 만큼 대질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성근 해병대 전 1사단장과 7여단장 등은 자신들이 수중 수색 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른 과실 치사 혐의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장을 지휘한 해병대 포병 7대대장과 11대대장은 상관의 지시에 따라 수중 수색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병대 포병 11대대장이 19일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이날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출두한 두 지휘관은 ‘수중 수색 지시는 누가 했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 뭐였나’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11대대장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경찰의 이번 수사는 김경호 변호사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김 변호사는 국방부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 넘길 때 혐의자 명단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빼자 직접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그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임 전 1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소환해 22시간 넘는 밤샘 조사를 했다. 사건 발생 299일, 약 10개월 만이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22일에는 채 상병 실종 당시 대대장이었던 포병 7대대장 이모 중령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그간 수해 실종자 수색과 관련해 해병대 여단장이 작전 통제권자인 육군 50사단장에게 건의해 승인받아 결정됐다며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지난달 경향신문에 보낸 입장문에서도 “지난해 7월18일 작전 종료 시점과 관련해 여단장이 마침 함께 위치하고 있던 본인에게 의견을 구했고, 이에 본인의 의견을 제시했다”며 “예하부대 등 전체 상황을 고려한 상황 평가 이후 여단장이 작전 통제권자인 육군 50사단장에게 건의해 승인을 받아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 13일 오전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7대대장이었던 이 중령측은 해병대 여단장이 “사단장님께 (수색 종료를) 몇 번 건의 드렸다”고 밝힌 녹취를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하며 임 전 사단장에게 수색 종료를 여러 번 건의했으나 관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해 8월 ‘해병대 순직사고 재검토 결과’에서 해병대 수사단이 특정한 8명의 혐의자 중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혐의가 특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포병 11대대장과 포병 7대대장이 장병들의 허리 깊이 입수를 직접 지시했다며 두 명의 혐의만 특정해 경찰에 이첩하기로 한 것이다. 사단장과 여단장 등에 대해서는 혐의를 특정할 수 없다고 보고 관련 사실관계만 적시해 경찰에 이첩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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