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형사 건강하지?”…‘수사반장’ 최불암의 마지막 대사, 연기가 아니었다

남지은 기자 2024. 5. 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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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며 눈물을 훔치는 최불암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울컥했다.

지난 18일 종영한 '수사반장 1958'(MBC)의 마지막 장면이 화제다.

박영한이 지팡이를 짚으며 걷는 걸음은 1회 시장에서의 뒷모습과 함께 최불암의 노련미를 엿볼 수 있는 장면으로 꼽혔다.

최불암은 '수사반장 1958'을 하면서 "동료들은 다 떠나고 나만 살아있는 게 죄스럽다"는 말을 자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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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10.6%로 막내려
지난 18일 종영한 ‘수사반장 1958’에서 최불암이 동료들의 묘지를 찾은 마지막 장면이 화제를 모은다. 프로그램 갈무리

“보고 싶다”며 눈물을 훔치는 최불암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울컥했다. 지난 18일 종영한 ‘수사반장 1958’(MBC)의 마지막 장면이 화제다.

‘수사반장 1958’은 박영한(이제훈) 형사가 반장으로 승진하면서 20대 시절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이후 세월이 흘러 노년이 된 박영한(최불암)이 동료들의 묘지를 찾았다. 이 장면에서 1회와 6회에 이어 최불암이 다시 등장해 동료들의 비석에 꽃 한 송이씩 놓으며 안부를 물었다.

“김 형사, 오래간만이야.”

“조 형사, 자주 못 왔어. 희정이가 가끔 날 찾아와.”

“서 형사, 늘 보고 싶고 부산만 가면 자네 생각이 나.”

“남 형사 건강하지?”

진심이 묻어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슴 뭉클하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대본에는 없는 대사다. 극 중 박영한이 아니라 배우 최불암이 김상순, 김호정, 조경환 그리고 김호정이 세상을 떠난 뒤 투입된 남성훈에게 실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것이었다. 대본에는 노년의 박영한이 택시를 타고 도착해서 경례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최불암은 지난달 25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왔다”고 했다. “조 형사의 딸 이름이 희정인데 지금도 안부를 묻고 지내. 서 형사의 아내도 가끔 서울에 오면 얼굴을 봐. 다 가족같지. 동료들에게 가족들 소식도 전해주고 싶었어.”

택시를 타고 도착하는 설정은 감독과 대화하면서 지팡이에 기대어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박영한이 지팡이를 짚으며 걷는 걸음은 1회 시장에서의 뒷모습과 함께 최불암의 노련미를 엿볼 수 있는 장면으로 꼽혔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노인네가 되어서 그런지 지팡이를 짚고 올라오는 걸 몇 번 찍으니 힘들기는 하더라”며 웃었다.

최불암은 박영한이 잠깐 잠이 든 뒤 깨어나 동료들에게 경례하고 돌아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프로그램 갈무리.

그는 동료들과 함께한 10회 마지막 장면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했다. “동료들이 보고 싶어서 잠을 잘 못 잔다”던 박영한이 그들 곁에서 고단한지 꾸벅꾸벅 조는 장면이 특히 그렇다. 동료들을 그리워하고 그들과 함께 있고 싶은 최불암의 마음을 대변해서인 것 같았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깨서 경례하고 뒤돌아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마음이…”라면서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최불암은 ‘수사반장 1958’을 하면서 “동료들은 다 떠나고 나만 살아있는 게 죄스럽다”는 말을 자주 했다. “‘수사반장 1958’에도 혼자만 나가는 게 미안했다”고 한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20년 가까이 일에서도 생활에서도 많은 걸 나누며 뜨거운 시절을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당시 ‘수사반장’은 1주일에 3일 정도 촬영했는데 다들 얼굴만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정도로 끈끈했다고 한다. “촬영 끝나면 ‘불 끄러 가자’면서 한잔씩 마시고. 그때 사건을 접하면 속이 타들어 가서 참을 수가 없었거든. 그 마음을 어떻게 다 표현하겠어.” 말로 다하지 못했던 온 마음이 10회 마지막 장면에 담겨 있다.

한편, ‘수사반장 1958’은 지난달 19일 10.1%로 시작해 10.6%(이상 닐슨코리아 집계)로 막을 내렸다. ‘수사반장’에 대한 그리움과 코미디와 액션을 결합한 활극, 정의로운 형사에 대한 갈망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이유로 꼽힌다. 촉법소년과 주가조작 등 지금 시대에도 일어나는 사건들도 공감대를 얻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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