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장정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깊이 있는 소통에 노력”

이지민 기자 2024. 5. 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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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홍기웅기자

 

“경기도민, 도내 금융기관, 지원 대상 기업과 깊이 있는 소통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정석 제37대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은 경기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장 본부장이 이끄는 한은 경기본부는 올해 어려운 경제 상황 극복을 목표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경기도를 지탱하고 있는 다수의 기업이 대내외적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한은 경기본부는 이들을 위한 지원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972년 개점해 지난 50여년간 도내 중소기업 자금 지원, 금융기관 대출 및 예금, 화폐 발생 환수, 지역경제 조사 연구와 함께 도민을 대상으로 경제교육 등을 진행하며 꾸준히 소통해 온 한국은행 경기본부. 지난 3월 취임해 본부를 이끌고 있는 장정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을 만나 올해 본부의 계획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3월 취임 이후 두 달여가 지났는데.

A. 2년여간의 북경사무소장 역할을 마치고 지난 3월6일 부임했다. 쌀쌀한 봄기운을 느끼며 업무를 시작했는데,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이 기간에 지역의 현안을 이해하기 위해 유관 기관, 기업, 그리고 시민들과 직접 만났다. 특히,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원활하게 취급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했다.

부임 초기에 느꼈던 감사함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더욱 커졌다. 경기도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지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더욱 긴밀히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이 직책을 맡은 것은 큰 영광이며 앞으로도 경기도에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최근 중동 사태 및 원달러환율 상승 등이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출입이 핵심 산업인 경기도에 미칠 향후 여파는.

A.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와 환율 등 글로벌 경제 여건이 크게 변동하고 있으며, 수출입이 핵심 산업인 경기지역(금액 기준, 수출 전국 1위, 수입 2위)은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특히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중동의 불안정은 유가를 급변하게 만들 수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비용 상승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출기업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수입 원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 마진 압박과 환율 변동성 증가로 장기적인 경제 활동 계획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다수의 기업은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다.

셋째, 경기도 내 기업들의 투자 결정과 고용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불확실성 증가는 신규 투자와 고용 확장을 억제할 수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반기마다 금융인 포럼을 개최, 경제 및 금융 관련 최신 이슈를 논의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중동 사태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뤄 다양한 전문가 의견과 정보를 경기도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대응 전략을 제공하고자 한다.

장정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이 본부 1층에 조성된 화폐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Q. 경기도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언한다면.

A. 경기지역에는 전국 중소기업의 약 25%가 소재하고 있으며, 전국 인구의 27%가 거주하고 있다. 우리 지역은 첨단기술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인구 유입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탄탄한 성장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경기도의 경쟁력은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 확보와 직결돼 있으므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과 기업 생산성의 제고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더불어 이러한 전환을 실행할 수 있는 인재, 즉 필요한 노동력 확보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적인 인구 감소 문제는 경기도가 특히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도전 과제다.

경기도의 인구구조를 보면, 2023년 말 현재 10세 미만 인구는 97만명으로, 70대(86만명)보다 많으나, 곧 사회에 진출할 10대 청소년은 132만명으로, 퇴직을 앞둔 50대(235만명)보다 103만명이나 적다. 이러한 수치를 고려할 때, 청소년이 노동 시장에 유입되는 10년 후에는 경제활동인구가 약 67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저출산과 고령화, 기후 변화 등 중장기적인 사회적 과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신성장 산업 육성,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민생경제 안정 등 3대 분야에 조사연구 역량을 집중해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고자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구체적 과제로는 저가 임대주택 시장 리스크 및 정책적 시사점, 체류 외국인 인구 구성의 변화 양상에 대한 분석, 지역 불균형 및 극복 전략 등이 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와 산하 지자체,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도내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해 정책 적용 사례를 확장해 나가겠다.

Q.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안하고 있는 본부만의 묘안이 있다면.

A. 한국은행은 전국에 16개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화폐 수급·외국환업무·경제교육 등 대국민 서비스 제공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다른 경제 동향 및 현안에 대한 조사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고려할 때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묘안은 없던 역할을 만들거나 완벽히 새로운 사업을 수행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만능대책(one-size-fits-all)과 같은 파랑새를 찾기보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한편 현재 기업들이 높은 대외불확실성, 고금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적지 않다. 따라서 자금조달의 어려움과 금융비용의 부담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우리 본부는 경영 여건이 좋지 못한 도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약 1조8천억원의 한시 특별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으며, 기존 중소기업 대상 자금지원 프로그램(1조원 규모)을 합산할 경우 총지원 규모는 대 2조8천원에 이른다. 현재 대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이 자금이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곳에 공급될 수 있게 하겠다.

Q. 한국은행 타 지역본부와 비교해 한국은행 경기본부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A. 기본적인 역할과 업무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각 지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실행 규모는 상이할 수 있다. 경기본부는 관할하는 지역이 넓고 인구 및 수출입 업체도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자면 외국환 신고의 경우에는 서울을 제외한 전체 신고 건수 30%를 경기본부에서 소화하고 있고, 앞서 언급한 자금 지원의 경우에도 지난 3월 기업들의 지원 신청 4천600여건을 심사했는데, 4월에는 그 수가 8천800건에 달했다. 공간적인 측면에서는 경기본부는 타 지역과 차별화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도청, 의회 및 교육청 등이 입주한 광교 경기융합 타운에 있어 기관 간 상호 업무 연계를 통한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 특성을 이용해 해당 기관의 정책 수립에 서로 참여하고 있으며, 또한 우수한 지역 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자 첨단시설을 갖춘 한국은행 IT센터가 경기본부 내에 이전 설치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지난해 6월 말, 영화동에서 광교로 건물을 이전하면서 경기본부를 두르고 있던 높은 담벼락이 사라졌다. 한국‘은행’의 이름 때문에 대출을 직접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반대로 ‘한국’은행이기 때문에 국가 중요시설이라는 이미지로 거리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신다. 담벼락을 없애고 문화공간으로서 화폐전시실도 개관하면서 도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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