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100년만의 사리반환' 축하…"국정 운영에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종합)
"한미관계 가까워지면서 문제풀 실마리"
총무원장 "김 여사, 합의에 결정적 역할"
김여사 "불교 숙원 해결에 힘 보태 영광"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100년 만에 성사된 '사리 환지본처(還至本處·원래 위치로 돌아옴)'를 축하하며 "국정운영에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회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移運·불화나 불구 등을 옮김)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했다. 사리 환지본처에 주요 역할을 한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이날 행사는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있던 3여래 2조사(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의 사리가 지난 4월16일 환지본처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사리는 본래 회암사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일제강점기에 불법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오늘은 우리 불교계의 큰 경사이면서 국민 모두에게 정말 기쁜 날"이라며 "(환지본처된 사리는)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라고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오는 길은 길고 힘들었다"며 녹록치 않았던 반환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 2004년 보스턴미술관에서 사리구를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2009년부터 문화유산청, 문화체육관광부, 조계종, 혜문스님이 보스턴미술관 측과 반환 협의를 이어갔으나 2013년 결렬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4월 윤 대통령 미국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보스턴미술관 측에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며 사리 반환 논의를 적극 요청하면서 협의가 재개됐다. 양측은 사리는 기증 형식으로 영구 반환하고, 사리구는 임시 대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관계가 가까워진 것이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며 "이미 끝난 문제라고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하니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해 국민들의 소망을 이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회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법륜스님 사회로 칠정례 및 반야심경, 삼대화상 다례재 등 순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진우스님과 함께 삼배를 올리고 헌향, 헌화, 헌다를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법어를 통해 "2009년부터 반환논의가 시작됐으나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잊혀지게 될 즈음, 2023년에 영부인 김 여사께서 미국 국빈 방문 때 보스턴박물관에 직접 가셔서 문화적 안목과 혜안으로 보스턴박물관 측과의 협상과 이운 승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암사 자리를 세계적 역사문화 공간으로 만들자고 정부에 제의하면서 "영부인께서 사리 이운 봉안의 공덕주가 되셨으니 후속적 역사에도 힘을 보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우리 불교계의 숙원을 해결하는 데 작으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번 환지본처는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여사는 이어 "향후 사리구 대여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대하며 공동 연구로 협력이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종회 의장 주경스님, 교육원장 범해스님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예명 '뉴진스님'으로 활동 중인 개그맨 윤성호씨도 자리했다.
정관계에서는 국회 정각회장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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