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키토제닉 다이어트, 세포 노화 유발 가능성

이병구 기자 2024. 5. 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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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체중을 빠르게 감량하고 신진대사를 개선하는 효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특정 키토제닉 식단을 먹은 생쥐의 장기에 '노화 세포'가 축적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키토 식단의 잠재적인 부작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연구팀은 식단이 세포 사멸이나 노화 등 세포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 'p53'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던 중 키토제닉 식단과 세포 노화의 연관성을 우연히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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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제닉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식이요법이다. 연어와 아보카도는 대표적인 키토제닉 식재료다. 게티이미지뱅크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체중을 빠르게 감량하고 신진대사를 개선하는 효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특정 키토제닉 식단을 먹은 생쥐의 장기에 '노화 세포'가 축적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키토 식단의 잠재적인 부작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데이비드 지우스 미국 롱 의과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이 쥐 연구를 통해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이 장기 조직에서 노화 세포를 축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세포가 연료로 사용하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우리 몸이 대신 지방을 태우도록 한다는 근거에 기반한다. 1920년대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한 의사가 어린이 간질 치료를 위해 고안한 식이요법이지만 체중 감량, 혈당 감소 등의 효과를 보려는 일반인 사이에서도 인기다. 보통 몸에서 필요한 열량의 대부분인 70~80%를 지방에서, 5~10%를 탄수화물로 섭취한다.

연구팀은 식단이 세포 사멸이나 노화 등 세포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 'p53'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던 중 키토제닉 식단과 세포 노화의 연관성을 우연히 발견했다. 연구팀은 쥐에게 열량의 90%를 지방이 차지하는 고강도 키토제닉 식단을 7일 또는 21일 동안 유지한 뒤 심장, 신장, 간, 뇌의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키토제닉 식단을 먹은 쥐의 장기 세포에서 p53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또 세포 노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p21' 단백질 등 다른 분자들도 수치가 증가했다. 노화된 세포가 우리 몸에 쌓이면 염증과 독성을 유발하며 조직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정상 식단으로 전환한 쥐에서 노화 세포가 사라지는지 확인했다. 정상 식단으로 전환한 뒤 3주가 지나자 노화 세포의 수치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아가 쥐에게 4일은 고지방 사료, 7일은 일반 사료를 먹이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한 뒤 장기를 분석한 결과 노화 세포가 축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토제닉 식단을 간헐적으로 진행하자 노화 세포 생성이 줄어든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노화 세포의 존재가 항상 조직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연구가 키토제닉 식단이 해롭다는 사실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연구팀은 "키토제닉 다이어트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에 잠시 쉴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토제닉 식단의 효과는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이점과 부작용이 모두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라며 "환자에 따라 식단을 최적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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