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라면 수술 후 꾸준히 먹으라는 ‘이것’...알레르기 질환에도 좋다는데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5. 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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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2위·위암 4위로 발생률 높아
소화기관 조직 절제로 위장장애 후유증
강남세브란스 교수팀, 홍삼 역할 강조
가스배출 줄이고 장내 유산균 늘려
충남의대도 동물모델로 홍삼기전 입증

암 환자가 수술 후 회복기에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후유증의 일종인 위장장애와 배변습관 등을 개선할 수 있고 장내 유익균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식품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 역시 부작용 없는 보조제로서 홍삼을 마음껏 섭취해도 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출처=픽사베이
14일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해동안 발생한 신규 암 환자 수는 27만7523명으로 2020년 대비 10.8% 늘었다. 눈길을 끄는 건 소화기암의 대표격인 대장암과 위암이 각각 2, 4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서구화된 식습관, 잦은 야식,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소화기암 환자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위암, 췌장암 등 소화기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소화기관 조직을 절제한 상태기 때문에 위장관 기능이 떨어져있다. 위와 대장 내 미생물 감소, 빈혈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가스 배출이나 배변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냄새가 지독한 탓에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의료계에선 소화기암 환자들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는 후유증 개선방안에 대해 활발히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권인규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팀이 홍삼과 소화기암 환자들의 삶의 질 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에 앞서 권 교수팀은 먼저 소화기암 환자 60명(위암 40명·췌장암 20명)을 홍삼섭취군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홍삼섭취군에게는 수술 후 1개월이 되는 시점부터 2개월간 매일 2g의 홍삼을, 대조군에게는 위약을 먹도록 했다. 이후 유럽암연구치료기구가 개발한 지표(EORTC-QLQ-C30)에 따라 대상자들의 위장기관 장애 개선 정도를 측정하고 배변습관을 설문조사했다. 영양학적 지표와 장내 미생물 수도 점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조군의 일평균 가스 배출 횟수는 11.9회, 홍삼섭취군은 6.7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측면에서 홍삼섭취군이 대조군보다 좀 더 개선된 양상을 보인 것이다. 장내에서 유산균(lactobacillus)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대조군은 12.3%에 그친 반면 홍삼섭취군은 23.9%로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유익균인 아커만시아(Akkemansia)의 비중도 대조군은 0.63%, 홍삼섭취군은 1.47%인 것으로 집계됐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로 홍삼이 소화기암 환자들의 수술 후 위장기관 장애 증상, 불편한 배변습관 등을 개선해준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암환자뿐 아니라 다른 수술을 실시한 환자에게도 안전한 보조치료제로 홍삼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역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충남대 의대 권재열 교수팀도 식품 알레르기를 앓는 동물 모델을 통해 홍삼 추출물의 효능을 입증했다. 앞서 권재열 교수팀은 홍삼의 면역 기전을 밝히기 위해 식품 알레르기를 앓는 동물 모델 57마리를 홍삼섭취군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이후 약 두달간 홍삼섭취군에는 홍삼추출물(300mg/kg)을, 대조군에게는 식염수를 경구 복용시켰다.

그 결과 홍삼섭취군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2형 수지상세포(cDC2)의 발생 빈도가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2형 cDC2의 발생 빈도가 4.5배이상 늘었다. 항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1형 cDC1의 경우 홍삼섭취군에서 발생 빈도가 10배이상 늘었다.

식품으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통상 알레르기가 발병하면 히스타민 분비 억제제, 염증반응 억제제 등을 활용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약물들은 장기 복용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이에 의료계에서는 스테로이드제와 항히스타민제를 대체할 수 있으면서도 장기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권재열 교수는 “홍삼 섭취가 장내 유익균 비중을 늘림과 동시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세포는 정상수준으로,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세포는 증가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알레르기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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