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마스크 발명한' 배우 이시원 "얼마 벌었냐고요?…삶 기여해 기뻐"[인터뷰]

김가영 2024. 5. 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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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시원, 발명의 날 기념 인터뷰
"모두가 발명가 될 수 있어"
"연기와 발명, 닮은 부분 많아"
이시원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투명마스크로 얼마를 벌었느냐고요? 돈을 벌기는커녕 쓴 돈이 더 많아요. 하하”

황사 문제가 기승을 부리던 2003년. 마스크를 쓴 청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을 걱정하며 배우 이시원은 누드 마스크, 일명 투명 마스크(등록번호 10-0514662, 20-0322833)를 발명했다. 그리고 약 20년 후인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투명마스크가 대유행을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예상처럼 큰 돈을 벌진 못했다. 시효가 만료됐기 때문. 그러나 ‘돈’보다 더 가치 있는 ‘자부심’이라는 것을 남겼다.

5월 19일 발명의 날을 맞이해 만난 이시원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물론 (발명으로)돈을 벌면 좋지만 그 이상의 것들을 봤으면 좋겠다”며 “작은 발명이 쌓여서 세상이 좋아지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누리는 것이 더 가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금권주의에서 벗어나서 삶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세상을 좋게 발전시켰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2006년 투명 마스크를 상품화하기 위해 제품까지 만들었지만, 상용화되진 않았다. 현재도 포털사이트에 ‘누드 마스크’라고 검색을 하면 이시원이 발명한 그 제품의 기사 사진이 아직 남아 있다.

이시원은 “그때는 마스크가 필수인 시대도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며 “실용신안을 등록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실험하고 디자인을 뽑고 생산하고. 상품화를 위해 쓴 돈이 더 많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이시원은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내하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제가 그 발명품을 지켜내려고 꾸준히 노력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시원
이시원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발명을 시작했다. 끼워쓰는 연필보조기구, 밥솥 눈금 등을 고안해낸 이시원의 아버지는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발명 노트를 만들어줬고 이를 시작으로 이시원의 발명이 시작됐다.

처음 발명을 한 것은 뒷굽이 굽어지는 스케이트다. 이는 롤러브레이드를 타면서 아파한 동생을 걱정하며 떠올린 발명이다. 이후 외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는 매니큐어를 쉽게 지울 수 있는 수정테이프형의 아세톤을 발명했고, 대학교에 들어가서 술을 배운 후에는 잔이 떨어져서 소맥을 만들 수 있는 잔도 발명을 했다. 새로운 흥미와 생활을 하게 되며 발명 범위도 넓혀졌다.

이시원은 “저는 모두가 발명가가 될 수 있고, 또 꿈꿔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제 바람은 전 국민이 발명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심으로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마음, 나나 타인이 불편함을 느끼고 사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절실하게 해결하고 싶은 마음, 세상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만 있다면 발명을 할 수 있다”며 “나이대별, 성별별로 접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무궁히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진화심리학을 졸업한 후 뒤늦게 연기를 시작한 이시원은 KBS2 ‘대왕의 꿈’(2012)을 첫 작품으로 SBS ‘신의 선물’, tvN ‘미생’, KBS2 ‘슈츠’,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TV조선 ‘엉클’, tvN ‘마에스트라’, 영화 ‘오케이! 마담’, ‘부기나이트’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기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이시원은 ‘연기’와 ‘발명’이 비슷한 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세상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모든 예술가가 가지고 있는 면이다. 어떤 것이 영감이 될지 모르고, 또 한 대상에 깊게 들어가야 좋은 연기도 나오는 건데 그런 면에서 발명과 연기가 닮았다고 생각을 한다”며 “남에게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봐야하는 것, 연기나 발명이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당사자가 된다는 것은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무언가를 걸게 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발명도, 연기도 그런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며 “발명은 그 당사자가 돼 작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고 연기도 그 사람이 돼서 표현을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시원은 발명의 날을 맞이해 “발명은 매일, 어느 공간에서든 할 수 있다. 발명을 안 해본 사람일수록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발명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라도 초심자의 번뜩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발명을 독려했다.

이어 “발명가를 꿈꾼다는 것은 이미 이 세상에 기여를 할 준비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실패를 했다는 것은 많은 시도를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도에 자부심을 갖고 끊기 있게 도전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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