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곳에서 여생 보내고 싶어”⋯‘커뮤니티 케어’ 어디까지 왔나 [커뮤니티케어 중간진단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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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 불편해 다시 집으로⋯자기 선택·결정권 누리는 삶 원해
경기도의 한 지자체에서 20여년간 건축직 공무원으로 지냈던 종훈 씨(58·가명)는 불의의 사고로 양다리를 못 쓰게 되면서 퇴사를 결심했다. 안정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불안정한 나날을 보낸 게 올해로 벌써 8년째다.
‘장애를 얻은 이상, 장애인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 종훈 씨는 경기남부권의 한 장애인 관련 단체를 제2의 직장으로 선택했다. 주요 업무는 "병원을 가야 하는데 차가 없으니 택시 한 대만 불러주세요", "밤에 화장실을 가다 넘어졌는데 보호사 선생님 좀 연결해주세요" 등 연락에 응대하는 일이다.
이런저런 사람들과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한 가지 생각이 든다.
종훈 씨는 “주로 혼자 사시는 분들이 저희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다. 그런데 장애 여부를 떠나 75세 이상 고령자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서 “‘무엇을 먹느냐’보단 ‘어디서 먹느냐’가 중요하고, ‘그 요양병원 시설이 어떻냐’보단 ‘집에 안전바와 유도등을 어떻게 설치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즉, 삶이 외롭고 힘들어도 내 집에서 살다가는 인생을 선호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순옥 씨(89·가명)도 공감한다. 실제로 순옥 씨는 5년 전 요양병원에 들어갔다가 버티지 못하고 한 달 만에 안산시 상록구 집으로 돌아왔다.
순옥 씨는 "한평생 8남매와 부대끼며 살아서 ‘나는 외로움과 거리가 먼 삶을 사는구나’ 싶었다. 근데 2019년 남편과 사별한 후 고독함이 찾아와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외로워 요양병원에 들어갔는데 모르는 사람하고 얼굴 맞대면서 불편하게 사려니 오히려 더 쓸쓸한 마음이 들더라. 나오는 밥도 입맛에 영 맞지 않아서 몸무게가 15㎏ 넘게 줄었다. 한 달 정도 있다가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와 또래 모임 등을 참여했는데 이젠 건강이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다행히 순옥 씨의 집에는 주 2회씩 상록노인복지관에서 요양보호사가 방문하며 말벗이 되어주고, 집안일을 도와준다.
입버릇처럼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순옥 씨는 “시설에 들어갔을 때 ‘임종만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복지관에서 저를 찾아주는 것처럼 나라에서 많은 이들이 집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끔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훈 씨, 순옥 씨의 이야기처럼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게끔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을 통합 지원하는 정책,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이야기다.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가 논의되기 시작(2018년)한 지 올해로 6년 차, 그리고 전국 도입(2026년)까지 남은 시간은 약 1년6개월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커뮤니티 케어는 어느 단계까지 진전됐을까.
■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란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을 통합 지원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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