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있는 플레이했다" 국민타자도 내두른 혀, '마황' 황성빈의 미친질주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4. 5. 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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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3회초 2사 두산 선발 최준호를 상대로 안타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황성빈이 재치 있는 플레이를 했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좌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볼넷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지난 14일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내고 1군의 부름을 받은 황성빈은 15일 KT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롯데의 연패 탈출의 선봉장에 섰다. 김태형 감독은 이튿날 "다치기 전 타격감이 좋았지만, 사실 타격에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번트를 대고 잔플레이, 주자로 나갔을 때를 비롯해 타석에서도 투수들이 볼배합을 하는데 신경이 쓰이게 만드는 역할을 성빈이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는데, 황성빈이 다시 한번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황성빈은 1회 시작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 '리드오프'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더니,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선발 최준호를 상대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 내친김에 2루 베이스까지 훔치며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다. 그리고 5회에는 2사 2루에서 다시 한번 볼넷을 손에 넣으며 일찌감치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세 번의 출루가 단 한 번도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는데,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의 결과는 달랐다.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황성빈은 두산의 바뀐 투수 박치국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포문을 열었다. 롯데는 간격을 벌리기 위해 후속타자 윤동희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걸었고, 어떻게든 위기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했던 두산의 포수 김기연은 2루로 향하던 황성빈을 잡아내기 위해 공을 뿌렸다. 그런데 이때 3루가 비어있는 것을 본 황성빈이 벌떡 일어서더니, 내친김에 3루 베이스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고,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8회초 무사 1루에서 윤동희의 번트 때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8회초 무사 1루에서 윤동희의 번트 때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5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황성빈의 '스노우볼'은 크게 굴러갔다. 롯데는 황성빈이 '발'로 만든 1, 3루 찬스에서 고승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달아났고, 이후 나승엽의 2타점 2루타와 함께 박승욱의 땅볼 타구에 두산 1루수 양석환이 포구 실책을 범하는 등 8회에만 4점을 손에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9회 '장발클로저' 김원중이 한 점을 내줬으나 경기의 흐름에 영향은 없었다. 그 결과 전날(17일) 신동빈 구단주는 직관 4연승, 롯데는 2연승을 질주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황성빈에 따르면 3루까지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연습'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황성빈은 스프링캠프에서 고영민, 유재신 코치와 함께 희생번트 타구에 대한 주루 연습을 해왔고, 전날(17일) 이를 제대로 활용했다. 황성빈의 재치 넘치는 주루플레이에 이승엽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상대팀 선수이지만, 좋은 플레이를 펼친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인정했다.

이승엽 감독은 '황성빈이 3루까지 달릴 것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예상하지 못했다. 보통 포수가 공을 잡으면, 투수가 베이스 커버를 가는데, 어제는 세 명이 몰려 있었다. 베이스 커버가 늦었던 것도 있지만, 황성빈이 재치 있는 플레이를 했다"며 "(이)유찬이가 3루 경험이 많지 않다. 그리고 오늘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안 되기 때문에 미팅 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김태형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뒤 황성빈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사령탑은 "잘하고 있다. 아무래도 출루 능력이 좋다. 출루를 하게 되면 주력이 좋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공격 패턴과 루트가 다양해 진다'는 말에 "일단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5-1로 승리한 뒤 황성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3회초 2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황성빈의 도루자, 주루사는 굉장히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올해 황성빈의 주루플레이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에 사령탑은 "감각적으로 타이밍을 잘 잡는 것 같다. 자신감도 확신도 있다. 사실 굉장히 발이 빠르더라도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은 스타트가 잘 안 걸린다. 흐름과 상대 팀의 볼배합을 보면서 카운트가 유리해서 공을 하나 뺄 때는 안 뛰고, 변화구를 던질 타이밍은 알고 있어야 한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이와 상관없이 뛰는데, 이런 부분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주루플레이를 믿고 맡겨도 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황성빈은 벤치로부터 '그린라이트'를 부여받았다. 사령탑은 "황성빈은 그린라이트다. 다만 뛰지 않아야 할 때는 사인을 준다"고 덧붙였다.

황성빈은 이날도 리드오프로 출격한다. 3연승과 함께 위닝시리즈를 노리는 롯데는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나승엽(1루수)-노진혁(3루수)-박승욱(2루수)-유강남(포수)-이학주(유격수) 순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레이예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오랜만에 고승민이 외야 글러브를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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