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수 진작책에도 소매판매 기대 이하… 경기부양용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 개시도 [차이나우]

이우중 2024. 5. 18. 15: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저인 2.3%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소비 진작책 등 각종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을 결정한 1조위안(약 188조원) 규모 ‘초장기 특별국채’가 17일 정식 발행됐다.

중국 수도 베이징 시내 중심가 비즈니스 지구 모습. AP뉴시스
◆중국 소매판매 저조… 부동산도 침체 지속

이날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국 소매판매는 3조5699억위안(약 66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로 내수 경기의 가늠자가 된다.

중국 소매판매는 2022년 말 마이너스 성장이었다가 지난해 1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1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4월 증가율은 16개월 간의 증가율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전망치인 3.8%에 비해 낮은 것은 물론, 전달(3.1%)과 1∼2월(5.5%)에 비해서도 낮았다. 1∼4월 전체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1%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소비재와 설비의 신제품 교체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경기부양과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음에도 제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베이징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교차로를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다만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났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인 5.5%를 웃돌았고 전달(4.5%)에 비해서도 증가 폭이 커졌다. 분야별로 보면 3D프린터 설비 55%, 신에너지차 39.2%, 집적회로(반도체) 31.9% 등 미국과 서방이 과잉생산을 주장해 온 첨단기술 분야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1∼4월 전체로 보면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중국의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 3월부터 두 달째 50 이상을 기록하며 경기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4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4.2% 늘었다. 다만 이 가운데 부동산 개발투자는 8.9% 하락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국이 이날 별도로 발표한 70대 주요 도시 4월 주택 가격 자료에서도 부동산 장기 침체 현상이 확인됐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4월 70대 주요 도시 신규(신축)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6% 하락해 지난 3월 하락률(0.3%)을 밑돌았다. 로이터는 “4월 신규주택 가격 하락률은 2015년 7월 이후 9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떨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4월 실업률은 5.0%로 전달에 비해 0.2% 포인트 하락했지만 1∼4월 전체로 보면 5.2%였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의 한 선박에 6일 수출을 위한 자동차들이 선적돼 있다. AP뉴시스
4월 수출입 규모는 위안화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8.0% 늘었다. 수입이 12.2% 급증했지만 수출액은 5.1% 증가에 그쳤다.

국가통계국은 4월 경제지표에 대해 “계절적 요인과 지난해의 기저치 상승 등으로 인해 일부 지표의 성장률이 둔화했지만, 산업·수출·고용 등 주요 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부 환경의 복잡성과 심각성, 불확실성이 많이 증가하는 등 경제가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거시정책 조정 등을 강화해 경제회복과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산업생산은 대외 수요 개선에 힘입어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소매 판매가 예기치 않게 둔화한 데다 부동산이 여전히 경제에 걸림돌”이라며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지원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188조원’ 경기부양용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 개시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하기로 한 1조위안(약 188조원) 규모 ‘초장기 특별국채’의 정식 발행도 이날 시작됐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당국이 이날 오전 30년 만기 400억위안(약 7조5000억원) 규모의 고정금리 첫 특별국채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액면금리는 56개 금융기관의 경쟁 입찰을 통해 결정되며, 중국 재정부는 22일부터 채권시장 거래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같은 초장기 특별국채는 재정적자에 포함되지 않아 재정지출의 큰 변동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부터 몇 년간에 걸쳐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올해 1조위안어치를 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무보고가 명시한 특별국채 발행 목적은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투입과 핵심 전략 사업에 대한 지원이다.

중국 정부의 특별국채 발행은 역대 네 번째다. 1998년에는 4대 국유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2007년에는 중국투자공사 설립 자금 마련을 위해 각각 특별국채가 나왔다.

경기 부양을 위한 특별국채는 1조위안 규모였던 2020년 ‘코로나19 항전 특별국채’가 첫 사례였다. 당시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외부 수요 감소와 감염병 재확산 우려 속에 사상 처음으로 전인대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하자 특별국채를 활용한 경기 부양에 나섰다. 마련된 재원은 전액 지방정부에 직접 지원됐다.

중국 경제는 이후로도 반등에 어려움을 겪었고, 경제계에서는 2022년에도 대규모 특별국채 발행을 건의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중국 안팎에서는 초장기 특별국채가 부동산시장 부진과 부채의 늪에 빠진 지방정부들의 숨통을 어느 정도 틔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차이나우는 ‘중국’(차이나·China)과 ‘지금’(나우·Now)을 합친 제목입니다. 현지에서 중국의 최신 소식을 생생하고 심도있게 전하겠습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