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일행, 식당서 소주 5병 나눠먹어…잇따른 음주 정황

김호중 [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 강남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가수 김호중(33)씨의 '사고 전 음주 정황'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경찰이 잇따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호중이 지난 9일 오후 사고를 내기 전, 유흥주점 방문에 앞서 일행과 함께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주류를 곁들인 식사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6시쯤 일행 6명과 차량 3대를 나눠타고 이 음식점을 찾았다. 김호중씨와 함께 유흥주점을 찾았던 유명 래퍼 A씨도 일행에 포함됐다. 김호중씨를 포함한 일행은 룸 안에서 음식과 함께 소주 약 5병, 음료수 3병 등을 주문해 나눠 먹었다는 것이다. 해당 룸안에는 각종 주류와 음료 등이 구비된 소형 냉장고가 비치돼 있다.

김씨 일행은 1시간 30여분 뒤인 오후 7시 30분쯤 식사를 마쳤다. 이후 차로 7~8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에 들렀고, 김씨는 오후 10시 50분쯤 이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강남구 자택으로 귀가했다. 그는 다시 자신의 벤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나왔고, 11시40분쯤 사고를 낸 뒤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와 부딪힌 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를 받는다. 사고 발생 약 2시간 뒤 김씨의 매니저가 사고 당시 김호중씨가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서에 가서 '내가 운전했다'고 거짓 자수했다.

김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경기도의 한 호텔에 이동한 뒤, 사고발생 17시간 뒤인 10일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씨가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도 공개돼 음주운전 의혹이 일었다.

경찰은 사고 전 김씨가 들렀다는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조사해 이들로부터 '김씨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도 김씨의 '사고 전 음주 정황'을 뒷받침하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국과수는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지난 16일 입장문에서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소속사는 당시 김씨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를 절대 하지 않았으며,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얼마 후 김호중은 먼저 귀가했고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하여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듯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를 뺑소니 혐의로 입건했고,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줄줄이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씨는 조남관 전 검찰총장 대행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18일 창원에서 예정된 콘서트를 강행하려는 김씨는 이 자리에서 심경을 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