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도 정규 아닌 파일럿… K-예능의 위기론

우다빈 2024. 5. 18. 14: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상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들의 장수." 지난해 예능 21편, 올해 15편에 출연한 방송인 전현무가 남긴 말이다.

실제로 그가 올해 출연한 예능 중 '나 혼자 산다' '톡파원 25시' '프리한 19' 등 일부를 제외하곤 역사 속으로 쓸쓸히 사라졌다.

KBS의 경우 신규 예능을 여럿 내놓지만 정규 예능보단 파일럿이 더 많다.

그러나 점차 파일럿 자체의 파이가 줄어들면서 새 정규 예능이 설 자리도 줄어든 현실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예능의 위기론 대두 
파일럿 축소와 정규 예능 입지 불안
유재석마저 파일럿 예능 行
방송인 유재석이 파일럿 예능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MBC 제공

"상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들의 장수." 지난해 예능 21편, 올해 15편에 출연한 방송인 전현무가 남긴 말이다. 그의 말대로 신규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라지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정규 예능이 점차 사라지고 모두 파일럿 위주로 제작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순식간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신규 예능들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현무는 지난해 21편, 올해 15편의 예능에 출연했다. 그만큼 다수의 예능이 우후죽순 등장했다가 사라진 셈이다. 전현무 역시 한 제작발표회에서 "론칭했다가 없어진 프로그램이 많다. 그만큼 요즘의 콘텐츠들이 힘든 시대"라고 현실을 직시했다. 실제로 그가 올해 출연한 예능 중 '나 혼자 산다' '톡파원 25시' '프리한 19' 등 일부를 제외하곤 역사 속으로 쓸쓸히 사라졌다. 지난해 기준 장도연과 붐이 17편, 박나래와 김성주가 15편에 출연했다.

한 예능 방송작가는 본지에 "지상파 방송국들이 정규 편성이 아닌 파일럿으로만 공개하려고 한다. 스태프들과 제작진 모두 정규 편성을 원하지만 방송국 입장에서는 최소화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KBS의 경우 신규 예능을 여럿 내놓지만 정규 예능보단 파일럿이 더 많다. 특히 유재석의 친정 귀환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싱크로유'도 파일럿이다. MBC에서는 '이 외진 마을에 왜 와썹' '장안의 화제', SBS에서는 '명곡 챔피언십' 등이 출격한다. 그나마 MBC '송스틸러'가 파일럿들 중에서 정규로 전환된 대표작이다. 지난 설에 파일럿으로 시작했던 '송스틸러'는 큰 관심을 받으며 정규로 이름을 올렸다.

과거 설과 추석 등 명절 대목에 지상파 3사는 파일럿 예능으로 혁신이나 도전을 꾀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곤 했다. 그러나 점차 파일럿 자체의 파이가 줄어들면서 새 정규 예능이 설 자리도 줄어든 현실이다. KBS는 아예 뮤직쇼에 방점을 찍었다. MBC는 명절 대표 예능이었던 '아육대'가 기약 없이 부재 중이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예능들을 거듭 꺼내놓는 중이다. 정규 예능들도 위기에 놓였다.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홍김동전'이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장수 예능들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방송사를 떠나 한국 대표적인 교양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도 폐지설에 휘말렸다.

넷플릭스나 티빙 웨이브 등 OTT 예능은 비교적 자유롭다. '환승연애' '연애남매' '좀비버스' '여고추리반' 등 지상파보다 다양한 포맷의 예능이 즐비하고 시청자들의 호평도 높은 편이다. 물론 지상파의 정규 예능과 OTT들의 짧은 구성 위주의 예능 시리즈를 비교할 때 같은 기준을 적용하긴 어렵지만 OTT 예능들이 훨씬 더 색채가 뚜렷하고 낯선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상파 예능들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지나치게 안정성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앞서 거론했던 일부 방송인들의 다작과 먹방, 여행, 육아 등 익숙한 그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 확실한 수익 구조가 있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의 경우 PPL(간접 광고), 협찬 등으로 수익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그림을 원한다. 예능 줄 폐지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계속 이어진 시기, K-예능이 우뚝 서기 위해선 보다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