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남편과 98세 아내의 결혼 80주년 기념일 [뉴스+]

김태훈 2024. 5. 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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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102세 남편과 98세 아내가 결혼 80주년을 맞이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남서부 도시 마인츠 부근에 사는 고트프리드 슈멜처와 우르줄라 슈멜처 부부가 이날 8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았다.

 마인츠가 속한 라인란트팔츠주(州) 행정 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오늘날 독일에서 가장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한 부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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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말기인 1944년 베를린에서 결혼
獨에서 결혼생활 가장 오래한 부부 기록
“장수 비결은 크로스워드 퍼즐과 스포츠”

독일에서 102세 남편과 98세 아내가 결혼 80주년을 맞이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남편은 장수의 비결로 가로세로 낱말 퀴즈(크로스워드 퍼즐) 맞히기 그리고 스포츠를 꼽았다.

17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남서부 도시 마인츠 부근에 사는 고트프리드 슈멜처와 우르줄라 슈멜처 부부가 이날 8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았다. 마인츠가 속한 라인란트팔츠주(州) 행정 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오늘날 독일에서 가장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한 부부에 해당한다. 이에 말루 드라이어 주 총리가 직접 부부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98세인 우르줄라 슈멜처(왼쪽)와 102세인 고트프리드 슈멜처 부부. 둘은 17일(현지시간) 8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았다. SNS 캡처
고트프리드와 우르줄라는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이 종반으로 치닫던 1944년 베를린에서 결혼했다. 당시 고트프리드는 베를린의 어느 관공서 직원이었고, 우르줄라는 1년 전에 고국 루마니아를 떠나 독일로 이주했다. dpa와의 인터뷰에서 고트프리드는 “우연히 관공서에서 우르줄라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말했다. 반면 우르줄라는 처음부터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남편은 정말 집요했어요. 그가 나를 간절히 원한다는 걸 알고 더는 반대하지 않았죠.” 당시 고트프리드는 22세, 우르줄라는 겨우 19세였다.

전쟁 중이던 만큼 결혼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혼인 신고를 위해 몇 가지 공문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연합군의 폭격으로 상당수 관공서가 파괴되면서 서류를 제때 뗄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예식을 치르긴 했으나 신혼을 즐길 여유도 없이 군대에서 징집영장이 날아왔다. 결혼 이듬해인 1945년 2월 입대한 고트프리드는 불과 3개월 만에 나치 독일이 연합국에 항복하면서 무사히 살아 남았다. 꿈에도 그리던 아내 우르줄라와 재회한 것은 1945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결혼 직후 부부는 베를린을 떠나 폴란드와 가까운 동부 지역으로 이사했다. 그런데 2차대전 패배의 결과 독일이 분단되면서 그곳은 동독에 속하게 됐다. 공산주의 치하에선 도저히 살 수 없었던 고트프리드와 우르줄라는 1952년 말 세 자녀를 데리고 동베를린을 거쳐 서독으로 탈출했다.
우르줄라 슈멜처(왼쪽)와 고트프리드 슈멜처 부부의 젊은 시절 모습, 1950년대에 촬영한 사진이라고 한다. SNS 캡처
마침 고트프리드의 형이 라인란트팔츠주에 살고 있었다. 서독에 별다른 연고가 없었던 부부는 약 1년간 형의 집에서 신세를 지다가 가까스로 아파트를 장만해 독립했다. 고트프리드는 공장에서 펌프 등 기계를 만들었고, 우르줄라는 학교에서 서무직으로 일했다. 현재는 자녀 3명 외에도 7명의 손주, 8명의 증손주를 두고 있다. 큰아들 볼프강의 나이가 벌써 77세다.

80년이나 되는 오랜 결혼생활을 유지한 비법을 묻는 질문에 부부는 똑같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도 저를 사랑해요. 우리는 서로에게 딱 맞아요.” 100세를 넘긴 고트프리드는 장수의 비결로 ‘가로세로 낱말 퀴즈 맞히기’와 ‘스포츠’를 들었다. 다만 얼마 전 낙상으로 거동이 불편해져 요즘은 주로 집안에서만 지낸다고 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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