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탈출한 북한 벌목공들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김태훈 2024. 5. 18. 13: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하루가 지난 18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사일 유도 기능 개선을 위한 시험이었다며 "정확성과 신뢰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인 1994년 5월18일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프랑크푸르트발(發)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북한 남성 5명이 대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하루가 지난 18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사일 유도 기능 개선을 위한 시험이었다며 “정확성과 신뢰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하필 17일을 택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하얼빈 방문으로 전 세계의 시선이 극동 지역에 집중된 점을 노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북한의 ‘폭주’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시베리아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 벌목공 5명이 1994년 5월 18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최근 북한·러시아 간 밀착이 계속되더니 두 나라를 오가는 여객 열차도 곧 운행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국경 도시 나선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을 잇는 철도 노선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며 중단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수그러든 2022년 11월부터 화물 열차는 다시 다니고 있으나 여객 열차는 그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운행이 재개되면 북한 승객들이 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게 가능해진다. 하산에서 내려 러시아 열차로 갈아타면 블라디보스톡까지 갈 수 있다.
문제는 이를 계기로 북한 노동자들이 대거 연해주 지역으로 보내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이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위반이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는 요즘 제재를 대놓고 무시하는 분위기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략 후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며 러시아는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북한 입장에선 노동자 파견을 통해 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으니 마다할 리 없다. 우리 정보 당국은 관련 동향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9월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인 1994년 5월18일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프랑크푸르트발(發)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북한 남성 5명이 대렸다. 시베리아 벌목장에서 일하다가 탈출한 북한 벌목공들이었다. 이들은 “시베리아 벌목장에서의 생활은 회상하기 싫을 정도로 힘든 나날이었다”며 “러시아와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귀순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시만 해도 러시아 정부가 탈북자 문제 처리에 있어 한국 편을 들었다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앞으로 외화 벌이를 위해 러시아 등으로 보내질 북한 노동자들이 어떤 처우를 받게 될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