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취임 사흘 앞두고…대만 국회서 여야 ‘난투극’

류재민 기자 2024. 5. 18. 13: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대만 타이베이 입법원(국회)에서 입법원 개혁법안 투표를 앞두고 여당 민진당 의원들과 제1야당 국민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대만의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이 이른바 ‘쟁점 법안’을 놓고 충돌, 국회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대만 매체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17일 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에서 내놓은 입법원(국회) 개혁안에 여당 민진당 의원이 반발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진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법안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연단으로 올라가 점거를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는 국민당 의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며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주먹질과 발길질이 오가기도 했고 일부는 연단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지기도 했다.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간 의원들은 민진당 5명, 국민당 1명 등 총 6명에 달했다. 결국 국민당 출신의 한궈위 입법원장(국회의장)은 산회를 선포하고 오는 21일 국회에서 표결 절차를 재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1야당인 국민당은 이날 제2야당 민중당과 공조해 입법원과 의원들의 권한을 확대하고 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5대 국회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에서 ‘법안 낭독’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여당인 민진당은 지난 1월 총통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과반 의석을 잃었다. 민진당보다 1석이 많지만 단독으로 과반수를 차지하지는 못한 국민당이 민중당과 손잡고 총통 취임에 앞서 의원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이다. 여당인 민진당은 국회 개혁이란 명목으로 권력 남용 소지가 있는 이 법안을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헌법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17일 대만 타이베이 입법원(국회)에서 입법원 개혁법안 투표를 앞두고 여당 민진당 의원들과 제1야당 국민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둔 가운데, 야권이 장악한 국회에서의 여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라이칭더 새 정부로서는 시작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국회에서의 여야 충돌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상을 입은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국회와 야당을 향해 “헌법을 준수해 합리적인 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민진당을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정당”이라고 비난하면서 라이 당선인을 향해 “총통에도 취임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했다. 커원저 민중당 주석도 “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입법원에서 폭력적인 충돌이 일어난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법안 저지를 위해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총통 취임식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이번 폭력 사태는 외신들로부터도 큰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는 “대만이 난폭한 민주주의 국가여서 입법원 내에서 가끔 갈등이 일어난다”며 “라이칭더 정부가 집권한 이후에는 불안과 의회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만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국회에서 여야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정치권에서의 폭력 사태가 가끔 발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대만 의원들이 입법원의 일련의 개혁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동안 서로 주먹을 날리고 발로 차고 밀었다”고 보도했고 영국 BBC 방송은 “대만이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라고 전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