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서 소개된 故 류동운 열사… "어머니는 마음 아파 묘지도 못 와"

박지현 기자 2024. 5. 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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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큰아들을 잃은 슬픔에 5·18 민주묘지에 오지 못하십니다."

18일 '오월, 희망을 꽃피다'를 주제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소개된 고(故) 류동운 열사(사망 당시 19세) 유족들은 44년이 지난 지금도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는 마음이 아파 이곳(5·18 묘지)을 찾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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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27일 계엄군 도청 진압 때 숨져… 당시 19세
동생 동은 씨 "'5·18 정신 헌법 수록' 이제라도 이뤄져야"
44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조명된 고 류동운 씨의 동생 동은 씨가 18일 기념식이 끝난 뒤 형의 묘지를 지키고 있다. 2024.5.18/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어머니는 큰아들을 잃은 슬픔에 5·18 민주묘지에 오지 못하십니다."

18일 '오월, 희망을 꽃피다'를 주제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소개된 고(故) 류동운 열사(사망 당시 19세) 유족들은 44년이 지난 지금도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류 열사 동생 동은 씨(61)는 이날 기념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형의 묘비로 향했다.

류 열사는 1980년 당시 한국신학대 2학년생으로서 학교가 휴교하자 고향 광주를 찾았다. 이후 그는 전남도청에서 행방불명자 접수와 사망자 신원 확인 등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류 열사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끝까지 도청에 남아 희생자 수습을 도왔고, 결국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도청 진압 작전 과정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류 열사 시신은 전남도청 진압 작전 종료 후 도청 구내에서 수습돼 같은 날 오후 5~6시쯤 검시가 이뤄졌고, 사인은 복부 총상으로 기록됐다.

그는 국립 5·18 민주묘지 조성 공사가 완료된 1997년 묘지 내 제1묘역 2-45에서 영면에 들었다.

동은 씨는 "1980년 5월 20일에 전남도청에 같이 나가 계엄군에 의한 참상을 목격했다"며 "형은 26일에 집에 들어왔지만, 아버지가 (다시 나가는) 형을 붙잡지 못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시만 하더라도 '형이 살아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차라리 (군·경 등) 어디에 잡혀 있기라도 해'란 마음이었다"며 "하지만 (5월) 30일에 형이 죽었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동은 씨는 "구 묘역에 가니 형이 입관한 상태로 있었다. 당시 날이 덥고 시신이 부패해 흉터와 이빨 모양 등으로 형임을 알아차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류 열사 죽음 이후 그 가족들의 하루하루는 형언할 수 없었다고 한다.

동은 씨는 "우리 가족은 마음이 아파 도저히 광주에 머물 수 없었고, 1981년에 대구로 내려갔다"며 "아버지가 참 (많이) 고생했다. 나 역시 구속되는 바람에 아버지가 어머니 손을 잡고 광주교도소로 면회 왔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머니는 마음이 아파 이곳(5·18 묘지)을 찾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동은 씨는 "올해 정부 주관 기념식에서 형이 조명돼 기뻤다"며 "내겐 무척 좋은 형이었다. 1980년에도 손잡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든든하고 조숙한 형이었고, 지금도 계속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5·18 정신은 헌법 전문에 진작 수록됐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헌법 전문에 수록돼 우리 형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민주주의를 이끌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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