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한 번 만나보고 싶어하는 ‘슈퍼 셀럽’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마이클 잭슨을 보고 감격한 대통령
지도자와 셀럽이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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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time I’ve gone and visited a prison, I’ve met some of the smartest individuals with the brightest ideas” (교도소를 방문할 때마다 빛나는 아이디어를 가진 똑똑한 수감자들을 만난다) |
‘FFBF.’ ‘Famous For Being Famous’(유명한 것으로 유명한)의 약자입니다. 카다시안 같은 연예인을 부르는 말입니다. 배우도 아니요, 가수도 아니요, 유명한 이유가 모호한 셀럽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섹스 테이프 유출, 결혼 두 달 만에 이혼, 성형 중독 등 갖가지 스캔들을 양산해온 카다시안이 백악관 테이블에 앉아 그 어려운 사법개혁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것은 너무나 이질적인 장면이지만 이게 통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셀럽 문화의 종주국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연예계 스타와 어깨동무를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셀럽이라는 단어조차 없었을 때부터 정치인은 연예인과 친교를 다졌습니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배우들을 정치 유세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나중에 자신을 암살한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광팬으로 팬레터도 자주 쓰고 백악관에 초대도 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영화에 심취해 습작 각본을 썼습니다. 1950년대 TV가 보급되면서 셀럽의 영향력을 더욱 커졌습니다. 셀럽과 특히 친한 지도자로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꼽힙니다. 미국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과 셀럽의 만남을 알아봤습니다.
You have your show and I have mine.” (당신에게는 당신의 쇼가 있고, 내게는 내 쇼가 있소이다) |
이들은 만난 것은 1970년. 프레슬리는 어느 날 워싱턴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사전 약속은 없었습니다. 프레슬리는 기내 메모지에 대통령을 만나려는 이유를 6장에 걸쳐 썼습니다. 당시 만연했던 마약 문화를 퇴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백악관 경비원에게 편지를 건넨 뒤 접견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호텔에서 대기했습니다.
지구 최고 스타와의 만남을 거절할 대통령은 없습니다. 편지를 전달한 지 6시간도 안 돼 접견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접견실이 아닌 백악관의 심장 집무실로 초대됐습니다. 장발, 번쩍이는 장신구, 대형 벨트 등 무대 의상 차림의 프레슬 리가 등장하자 백악관 직원들은 구경하느라 난리였습니다. 프레슬리의 의상이 신기한 닉슨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You dress kind of strange, don’t you?”(옷차림이 이상하네). ‘dress’는 한국에서 화려한 드레스가 연상되지만, 원래는 ‘옷을 입다’라는 평범한 뜻입니다. 프레슬리는 쿨하게 받아넘겼습니다. 여기서 ‘show’는 화려한 이벤트 ‘쇼’가 아니라 ‘드러내 놓는 행위’를 말합니다.
프레슬리는 마약과 공산주의 세뇌 기법을 10년 동안 연구했다고 했습니다. 비틀스를 ‘마약 문화 전파자’라고 비난했습니다. 대화가 끝날 때쯤 백악관을 찾은 진짜 이유를 말했습니다. 마약단속국(DEA)의 전신인 마약위험약물 관리국(BNDD) 수사관들이 차는 배지를 얻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권력에 집착하는 프레슬리는 경찰 배지와 총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닉슨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프레슬리는 감사 표시로 콜트 45구경 권총과 가족사진을 선물했습니다. 이들은 불운하게 역사에서 퇴장했습니다. 마약 퇴치를 주장한 프레슬리는 7년 뒤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고, 3년 앞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났습니다.
Well, isn’t this a thriller?” (이게 스릴러 아닌가) |
행사 뒷얘기에 따르면 먼저 제안한 쪽은 백악관이 아니라 잭슨이었습니다. 노래를 기부할 테니 감사패 이벤트를 열어달라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할리우드와 친한 레이건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잭슨과는 초면이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사법당국이 잭슨의 아동 성추행 의혹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잭슨의 멕시코 아동 2명 성추행 혐의에 대한 내사에 벌이고 있었습니다. 성추행 혐의가 공론화되기 벌써 10년 전입니다. 중범죄 혐의자에게 감사패를 줄 수는 없습니다. 백악관은 FBI에게 조사 일시 중단 조처를 내렸습니다. 그만큼 잭슨 초청 행사를 열고 싶었던 것입니다.
Everyone is voting for Jack. ‘Cause he’s got what all the rest lack.” (모두 잭을 위해 투표하네. 그는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가지고 있네) |
케네디에게 시나트라를 소개해준 것은 할리우드 제작자 출신인 케네디의 아버지였습니다. 금세 친구가 됐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삶을 부러워했습니다. 케네디는 화려한 연예계를 동경했고, 시나트라는 권력을 얻고 싶었습니다. 중대한 공통점은 바람기가 많다는 것. 시나트라는 케네디에게 여인들을 소개해준 장본인입니다. 케네디는 시나트라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구경 갔다가 마릴린 먼로를 보고 한눈에 반해 내연관계가 됐습니다.
시나트라는 케네디가 집권하자 자유롭게 백악관을 드나들며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우정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케네디가 마피아 척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마피아와 친한 시나트라가 정치적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나트라가 케네디를 팜스프링스 집에 초대하면서 결정적으로 사이가 나빠졌습니다. 시나트라는 헬기 착륙장까지 만들며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케네디 대통령은 막판에 마음을 바꿔 근처에 사는 배우 빙 크로스비의 집에서 묶었습니다. 분노한 시나트라는 케네디 대통령은 물론 빙 크로스비와도 죽을 때까지 얘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됐을 때는 펑펑 울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명언의 품격
당시 미국은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으로 중동에 미군을 대거 주둔시키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시 대통령은 슈왈제네거에게 뉴욕타임스에서 읽은 기사 얘기를 꺼냈습니다. 미군이 운동기구가 없어 모래주머니를 들고 체력을 단련한다는 기사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운동기구를 보낼 방법이 없을까”라고 하자 슈왈제네거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You’re talking to the right guy.” (당신은 적임자와 얘기하고 있다) |
이 소식은 사막의 폭풍 작전을 지휘하던 콜린 파월 합참의장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슈왈제네거의 열정에 감동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Arnold, I’m not gonna be that stupid and ship this over with a ship, I’m gonna fly the fucking thing over there. It’s gonna be there in two days.”(아놀드, 멍청하게 배로 보내지 않겠다. 이 망할 것을 항공편으로 보내겠다. 이틀 내에 도착할 것이다). 하루라도 군인들이 빨리 받을 수 있도록 항공편으로 보내겠다는 것입니다. 3주 후 슈왈제네거에게 미군들의 감사 편지가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10년 후 슈왈제네거가 ‘터미네이터 3’을 홍보하기 위해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 자신이 보낸 운동기구들이 운동장처럼 넓은 미군 헬스장에서 아직도 쓰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슈왈제네거는 부시 대통령의 절친이 됐습니다. 그의 영향으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2003∼2011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습니다. 2018년 부시 대통령 타계 때 이렇게 애도했습니다. “I learned from him the good sides of politics, that you can cross the aisle and that you can talk to the other side, respect the other side, even though you disagree.”(그로부터 정치의 좋은 면을 배웠다. 비록 동의하지 않더라도 당파를 초월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실전 보케 360
I’m sure he underestimated me, having no clue about my experience staring down little tyrants.” (확신하건대 그는 나를 과소평가했다. 작은 폭군들을 제압한 나의 경험을 몰라본 것이다) |
김 위원장을 어린이들에 비교한 것도 웃기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놈 주지사가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놈 주지사가 하원 군사위 방문단의 일원으로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시점에 만남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놈 주지사는 이런 언론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화를 냈습니다. “The media will, of course, try and make these tiny issues huge.”(언론은 언제나처럼 침소봉대한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21녀 8월 16일 소개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60세 생일 파티에 관한 내용입니다. 마냥 젊게만 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2021년 60세 환갑을 맞았습니다. ‘star-studded’(스타 스터디드). 그의 60세 생일 파티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stud’는 ‘박다’라는 뜻입니다. ‘별들이 박힌’ 것처럼 스타들이 총출동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코로나19 시국에 파티를 열었다는 점입니다.
▶2021년 8월 16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815/108564127/1
Some invitees were treated to a cold dose of reality.” (일부 초대객은 차가운 현실을 접하게 됐다) |
A celebrity mosh pit is maybe not the wisest choice.” (셀럽 머시핏은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 것이다) |
I look forward to catching up with you soon and properly welcoming you into the over 60 club.” (조만간 만나서 근사하게 60세 이상 클럽 가입을 축하해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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