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돼야 비트코인 2억 간다?…美 규제 리스크 직면한 가상자산 [코인브리핑]

안승진 2024. 5. 18. 11: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발(發) 규제 리스크에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강화 행보에 나서며 채굴, 법인투자 등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겨야 비트코인이 2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고삐를 조이는 중이다. 미 공화당 주도로 상·하원에서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의무에 대한 회계지침’(SAB-121)의 의회승인을 거부하는 공동 결의안이 통과됐지만 백악관이 이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SAB-121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지침으로 가상자산 수탁기관이 이용자 보유 가상자산을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기록해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지침이 은행 등 법인 투자자의 가상자산 사업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미 의회가 가상자산 산업 진흥을 위해 해당 지침을 반대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자산 규제를 앞세워 강행을 예고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비트코인은 6만3000달러대에서 6만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채굴업체에 대한 압박도 최근 강해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가상자산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세에 30%의 소비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제안했다. 기후변화 우려에 따라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미 와이오밍주 군사기지 인근의 중국 가상자산 채굴업체에 대한 토지매각 명령을 내렸다. 이 업체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회사로 중국인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알려졌다.

미국이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며 가상자산 붐을 다시 이끌었지만 규제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 SEC는 “가상자산 다수는 증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하면 대부분 가상자산이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야 가상자산 시장에 붐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지지자들과 저녁자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가상자산에 대한 적대감을 멈추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통상 SEC 위원장이 교체되는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가상자산에 적대적인 현 게리 겐슬러 위원장 대신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이 임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사결정에 대통령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달러의 신뢰가 줄어들면서 대안적 가치수단인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시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가할 시 인플레이션 통제력에 대한 의문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달러 기반 금융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은 비트코인에 우호적”이라고 내다봤다.

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이 디지털 자산에 긍정적일 수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까지 20만달러(약 2억700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제3지대 후보 사이에서도 가상자산 공약이 나오고 있다. 미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최근 블록체인을 통해 미국의 예산안을 공개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그는 자신을 친 가상자산 후보라고 칭하며 비트코인을 기부금으로 받거나 비트코인으로 정부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공약들을 내걸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