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테이블서 맥주 한 잔" 이럴수가…역대 4월 최고기온에 후끈해진 ‘힙지로’[머니뭐니]

2024. 5. 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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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신한카드·국민카드·한국신용데이터 분석
‘최고기온 26.2℃’ 4월 말 을지로·익선동 소비 74%·91% 증가
이용층 절반이 ‘싱글’…중·장년층 방문 비중 증가
역대 4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던 지난달 을지로 지역 외식업 소비가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로·익선동 일대 야외 식당 전경.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달 날씨가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4월 평균 기온을 기록한 가운데, 이른바 ‘힙지로’(을지로)의 외식업·편의점 소비는 전년동월대비 2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외식·편의점 업종 소비는 2.4% 줄어든 것에 반해 을지로 인근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맑은 날씨를 즐기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라스와 야외 테이블, 포장마차가 많은 을지로 특성상 이같은 특징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 제공]
을지로 취급액 절반 이상이 MZ…‘포차거리’ 종로 3가도 인기

18일 삼성카드 데이터 연구소인 ‘BLUE 데이터랩’이 지난해 4월과 올해 4월 식당, 디저트, 주점 등 외식 및 편의점 업종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을지로 상권의 외식·편의점 일평균 취급액은 전년동월대비 19.2% 증가했다. 평일 저녁 시간대(17~24시) 취급액만 따로 보면 21.1%나 늘었다.

연령별 이용 비중을 살펴보면 이른바 MZ세대(1980~2000년 출생자)가 55%로 가장 높았다.

또한 을지로 바로 옆, 포차거리가 펼쳐져 있는 종로 3가도 4월 외식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3가 상권의 외식·편의점 취급액은 전년동월대비 14.1% 증가했다. 평일 저녁 취급액도 같은 기간 21.1% 늘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을지로의 경우 평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20·30대가 을지로를 많이 찾았다”면서 “종로 3가 포차거리엔 평일 저녁 퇴근 후 30~50대 직장인들이 다수 방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출처 123rf]
‘쨍 하고 해 뜬’ 을지로·익선동 소비 최대 91%까지 ‘껑충’

실제 지난달 날씨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오늘 따라 날씨가 덥다’고 느낄 법한 날엔 을지로·익선동 일대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KB국민카드가 살펴본 ‘서울 포차거리 매출액 증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26일과 27일 최고기온은 26~27도로, 월 평균 최고기온이었던 22.4도를 훨씬 웃돌았다.

유난히 더운 토요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을지로의 매출액은 4월 일평균 매출액 대비 74%나 급증했고, 익선동도 91% 뛰었다. 작년 4월 월평균 매출액과 비교해봐도 을지로는 71%, 익선동은 110%나 매출이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주중과 주말을 나눠 살펴보면 주말 평균 기온이 더 높았고, 그에 따른 매출액 증감률 차이도 나타났다. 주말의 최고기온 평균은 23.5도(월평균기온 16.9도), 주중 최고기온 평균은 21.9도로 주말이 약 1.6도 높았다. 주중 대비 주말의 일평균 매출액은 익선동과 을지로가 각각 47%, 35% 더 늘었다.

올해 4월은 다른 해보다 비온날이 적어 30일 중 26일이 ‘맑음’을 기록했다. 국민카드에 따르면 비온날 대비 비안온날 일평균 매출액은 익선동이 17% 더 높았고, 을지로는 15% 늘었다.

을지로와 익선동을 합한 ‘포차거리’ 전체의 지난달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 높았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77%나 증가했다. 과거 인쇄소·조명 판매점 등 철물점이 즐비했던 을지로와 익선동 일대가 단기간에 ‘맛집 거리’로 탈바꿈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을지로는 유독 야외 취식 테이블이 많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자 제공]
주 이용층은 ‘싱글’…“놀 줄 아는” 5060도 이용 증가

종로·을지로의 젊은 직장인들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진 ‘힙지로’지만, 구시가지인만큼 터줏대감이었던 중·장년층의 소비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신한카드가 확보한 을지로 3가와 4가 편의점·음식점·패스트푸드·커피전문점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연령별 이용건수 비중은 2030세대가 47.9%로 절반을 차지했다.

50대와 60대는 각각 18%, 12.1%를 차지했는데, 2019년과 비교해보면 20대는 4.7%포인트 감소했지만 50대와 60대 비중은 오히려 3%포인트, 2%포인트 증가했다.

전년 대비 이용 건수 증가율도 다른 세대보다 그 폭이 더 컸다. 지난해 대비 올해 4월 이용건수 증가율을 세대별로 보면 20대가 0%, 30대가 7.4%를 기록한 반면 50대는 10.1%, 60대는 12.2%로 다른 세대보다 더 자주 을지로 일대 외식을 즐겼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이용 금액 증가율 또한 50·60세대가 각각 11.6%, 10.2%로 20대(11.1%)와 비슷한 수준을 보여 ‘힙지로’를 MZ세대 못지 않게 찾는 것으로 분석됐다.

을지로 권역 소비 데이터를 이용 형태에 따라 살펴보면 주 이용층은 역시 ‘싱글’이었다. 이용건수 비중 중 싱글은 44.7%를 차지했고 이어 청소년 자녀와 동반하는 비중이 25.8%, 성인 자녀와 함께하는 경우는 11.2%를 차지했다. 신혼부부의 비중은 4.5%로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지난해 대비 올해 이용금액 증가율이 10%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을지로 외식 소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물가에도 주요 인기 외식 소비 지역은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을지로의 경우 맑은 날씨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에 힘입어 전체 외식 상권 매출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을지로 1가부터 4가까지 전체 외식 상권 매출은 2023년 1월 대비 24.77% 늘어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전체 상권 매출 증가율(17.01%)을 훨씬 웃돌았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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