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발병, 나이 상관없어…운동·식이요법 잘하면 ‘약’ 중단도 가능[톡톡 30초 건강학]

기자 2024. 5. 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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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이 지정한 ‘세계고혈압의날’이다. 국내 성인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로 추정될 정도지만, 정작 본인의 혈압이 높은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2021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8.4%, 인지율은 74.1%로 나타났다. 이 중 20~30대의 고혈압 인지율은 25% 미만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젊다고 해도 가족 중에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오면 일정한 시간을 두고 적어도 한 번 이상 추가로 혈압을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혈압이 계속 135/85㎜Hg 이상 유지된다면 근처 병원 혹은 보건소를 찾아 상담해볼 것을 권유한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혈압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다. 잴 때마다 다르고, 하루 중에도 재는 시간에 따라 혹은 날씨·음주·흡연·스트레스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계속 변한다. 심지어 평소에 문제없다가 병원만 가면 혈압이 상승하는 ‘백의고혈압’, 병원 밖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지만 진료실에서는 정상으로 측정되는 ‘가면고혈압’도 있다. 그래서 한 장소에서만 재거나 가끔 재는 혈압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혈압을 더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여러 번 측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가정에 혈압계를 두고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지만 여건이 되지 않으면 외출 시에 여러 장소에 비치된 혈압계로 틈틈이 재보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지하철 역사, 버스 정류장에도 설치된 곳이 있으니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5분 정도 휴식한 후에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혈관(동맥)에 피가 잘 흐르려면 일정한 압력이 필요한데 이보다 높은 압력이 계속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고무호스와 같이 탄력있는 정상 혈관이 고혈압에 계속 노출되면 결국 혈관벽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된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도 부담이 되므로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이 망가지는 심부전 상태로 진행된다. 이뿐 아니라 높은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3대 사망원인 중 암을 제외한 심장 및 뇌혈관 질환도 생길 수 있다.

매년 약 1000만명이 고혈압으로 사망한다. 또 한 연구에 따르면 204개 국가를 대상으로 286가지 사망원인과 87개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은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기간이 오래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젊어도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약물치료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더욱 중요하다. 생활요법을 통해 약의 용량이나 개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료 보던 환자 중 담배를 끊고 식이, 운동 요법을 통해 건강을 되찾아 혈압약 복용을 중단하고서도 130/80㎜Hg 정도로 혈압을 잘 유지하는 사례도 있다. 고혈압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활요법에 약물치료를 더해 추가적인 강압 효과를 얻는 것이다.

고혈압의 예방은 적극적인 유산소운동과 함께 건강한 식단, 체중감량, 금연, 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가능하다. 특히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고지혈증 등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더욱 고혈압에 대한 관심과 주기적인 혈압 측정, 그리고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가 필요하다.

손일석 |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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