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사태' 이전엔 르노·닛산…프랑스 기업이 쫓아낸 방법

2024. 5. 1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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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네이버에게 라인 앱에 대한 지분정리를 요구하면서 최근 국민적 관심이 쏠렸죠.

카를로스 곤은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닛산자동차와 협력을 시작하면서 일본에 파견됐는데요.

문제는 르노가 닛산의 지분 43.4%를 가져서, 마음만 먹으면 닛산의 경영에 프랑스 정부가 간섭할 수 있었던 거죠.

곤 전 회장과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만남을 가졌고 곤 전 회장이 "닛산의 밴을 프랑스에서 생산하겠다"고 하자 일본 여론은 삽시간에 불타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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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네이버에게 라인 앱에 대한 지분정리를 요구하면서 최근 국민적 관심이 쏠렸죠.

이른바 '라인야후'사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카를로스 곤은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닛산자동차와 협력을 시작하면서 일본에 파견됐는데요.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에 허덕이던 닛산의 실적을 회복시키며 구세주라 평가받았습니다.

두 회사는 종속관계가 아닌 기술 공동개발 등을 진행하면서 서로 돕는 관계를 유지했는데, 2015년 이 관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르노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입김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르노가 닛산의 지분 43.4%를 가져서, 마음만 먹으면 닛산의 경영에 프랑스 정부가 간섭할 수 있었던 거죠.

자국기업에 남의 나라 입김이 들어올 수 있게 되자 일본의 위기의식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르노와 닛산을 합병하는 게 어떻냐는 의견을 냅니다.

곤 전 회장과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만남을 가졌고 곤 전 회장이 "닛산의 밴을 프랑스에서 생산하겠다"고 하자 일본 여론은 삽시간에 불타올랐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자국 내 고용을 늘리려는 프랑스 정부가 압박을 가한 것이라 평가했는데요.

발언 한 달 뒤 일본 정부는, 카를로스 곤을 공항에서 긴급 체포합니다.

혐의는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연봉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거였죠.

표면적인 혐의가 있었지만 이 체포는 정부와 기업이 짜고 친 기획수사라는 의심을 사게 됩니다.

곤 전 회장이 체포되고 몇 시간 뒤 닛산 CEO가 오밤중에 그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걸로 모자라 해임도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인데요.

곤 전 회장은 구속 100일 뒤인 19년 3월 석방됩니다.

약 100억 원 수준의 보석금과 세 번의 보석 신청 끝에 얻은 결과였죠.

곤 전 회장은 체포 당시부터 한결같이 결백을 주장했는데요.

트위터를 만들어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말하겠다고 일본 검찰과 전면전을 선포합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다음날 다시 체포됩니다.

이번에는 특수 배임 혐의였습니다.

곤 전 회장은 무산된 기자회견 대신 미리 녹화해 둔 성명서를 공개했는데요.

[검찰이 적용한 모든 혐의에 대해 나는 결백합니다. 관련된 비난도 모두 거짓입니다.]

1년 동안 총 4번의 체포와 2번의 구금을 겪은 곤 전 회장은 2019년 12월 크리스마스 대탈출극을 시작합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꾸미는 척 연주자로 분장한 민간 경비회사 직원들이 곤 전 회장 저택에 도착했고 거대한 콘트라베이스 상자에 그를 넣어 약 9천 km 떨어진 레바논으로 탈출합니다.

레바논에 도착한 곤 전 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기자회견.

[기소는 정치적인 행위였습니다. 최소한의 정의도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일본 법무장관은 '결백하다면 사법의 장에서 정정당당하게 무죄를 증명하라'고 했고 논란이 되자 법무장관은 말실수라 해명했지만, 전 세계의 조롱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피고인이 도망쳐버리면서 재판은 무기한 중단됐지만 일본은 닛산의 독립을 손에 넣습니다.

23년 르노는 43.4%에 달하던 닛산 지분을 20~25%까지 낮추게 됐고 르노의 닛산 지배력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물론, 라인의 상황과 닛산을 연관 짓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곤 전 회장에게는 분명한 혐의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8일, 라인의 유일한 한국인 이사진인 신중호 CPO가 축출된 지금 두 사건이 오버랩되는 건 기분 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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