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AI 메모리' CXL 놓고 '격전' 예고

임동욱 기자 2024. 5.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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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관람객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시스템 반도체 기업 및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참여한다. 2023.10.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AI(인공지능) 혁신이 가속화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더욱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최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이어 'CXL(Compute eXpress Link)' 기술을 놓고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30일부터 이달 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이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CXL DEVCON 2024'에 참가해 다양한 CXL 제품을 선보였다. 이 행사는 240여 개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로 결성된 'CXL 컨소시엄'이 주최한 개발자 컨퍼런스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AI의 힘'이란 주제를 앞세워 참여했다.

CXL은 시스템 내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반도체 등 장치별로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의 통로인 대역폭을 더 넓히고 처리 용량을 쉽게 늘릴 수 있어, △생성형 AI △자율주행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등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AI시대를 주도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CXL DEVCON 2024에서 SK하이닉스가 전시한 CMM-DDR5 제품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이번 행사에서 SK하이닉스는 CMM(CXL 메모리 모듈)-DDR5 성능을 시연하고, 기존 DDR5 D램만 장착한 시스템보다 대역폭과 용량이 각각 최대 50%, 100% 향상, 확장됐다고 밝혔다. CMM-DDR5와 일반 D램 모듈이 함께 장착된 시스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소개했다.

또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은 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인 '나이아가라 2.0'도 선보였다. 이는 CPU, GPU 등 여러 호스트가 최적의 상태로 메모리 용량을 나눠 쓰도록 해 준다.

삼성전자도 지난 3월 독일 루스트 유로파파크에서 열린 '클라우드페스트 2024'에 참가해 AI시대에 대응하는 삼성 반도체의 메모리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AI서버 내 메모리 용량이 많을수록 AI와 머신러닝(ML)의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되지만, 처리 속도, 대역폭 및 용량, 전력 문제 등이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AI에 사용되는 대형 트랜스포머 모델의 파라미터 수가 2년마다 410배씩 증가하고 있는 반면, 단일 GPU 메모리는 2년에 2배씩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불균형은 AI의 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는 GPU 이상의 메모리를 활용해 기존 시스템의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CXL 기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CXL 기술을 기반으로 심층적이고 효율적인 메모리 계층 구조를 개발한다는 청사진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의 D램 기술을 기반으로 CXL 개방형 표준 인터페이스를 통합한 'CMM-D'와 메모리 중심 컴퓨팅을 위한 최신 플래시 기반의 'CMM-H'를 각각 선보였다.

기존 시스템에 메모리 용량을 추가하기 위해선 기본 CPU의 메모리 채널 수를 늘려야 한다. 그러나 CXL 기술을 사용하면 기본 CPU 메모리 채널의 수를 늘리지 않고도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CXL 기술이 궁극적으로 유연성 향상과 TCO(총소유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2023년 12월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SMRC에서 레드햇과 업계 최초 CXL 메모리 동작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은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시대는 '데이터 중심 시대'를 뜻하며, 이 데이터를 저장, 축적, 재생산하는 선순환 고리의 중심에 메모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AI 메모리의 매출 비중도 급격히 늘어날 것" 이라며 "2023년 전체 메모리 시장의 약 5%(금액 기준)를 차지했던 HBM과 고용량 D램 모듈 등 AI 메모리의 비중은 2028년엔 6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이달 초 사내 기고문을 통해 "기존 D램과 공존하며 시스템 내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CMM-D는 거대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CXL 메모리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제품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선도 중"이라고 밝혔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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