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취임사에 담길 양안문제 의지는

이우중 2024. 5. 1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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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만 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당선인의 취임 일성으로 드러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입장 변화 여부에 중국이 주목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취임사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다는 표현이 담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로, 반면 라이 당선인이 취임사에서 독립 의지를 드러낸다면 양안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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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만 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당선인의 취임 일성으로 드러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입장 변화 여부에 중국이 주목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취임사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다는 표현이 담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로, 반면 라이 당선인이 취임사에서 독립 의지를 드러낸다면 양안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현재로선 ‘하나의 중국’을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며, 드러내놓고 독립 의지를 표명할 가능성도 낮다.

중국은 대만 제1야당 국민당과 합의한 ‘92공식’(‘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을 라이 당선인이 수용하길 원하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마찬가지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인 라이 당선인은 이미 여러 차례 이와 관련해 거부 입장을 밝혀왔다.

대만 독립주의자로 꼽혔던 라이 당선인은 대만의 국방·경제·민주주의 강화와 현상 유지라는 4가지 기둥론을 지속해 주장하면서도 지난 1월13일 총통 당선 이후엔 명시적으로 대만 독립 주장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도 노선으로 총통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민중당 소속 커원저(柯文哲) 후보가 표방해온 “대만해협 양측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을 통해 라이 당선인이 양안 관계를 규정한다면 중국 당국이 환영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대만 안팎에서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표현에 대해 홍콩·마카오와 마찬가지로 대만을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여기고 대만이 중국의 내정에 속한다는 양안 관계 설정으로 본다. 그와 달리 대만해협 양측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은 중국과 대만이 서로 다른 두 국가라고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동포 관계라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여긴다. 모호한 표현이지만 중국의 92공식 수용 요구와 대만 민진당 정부의 독립 주장과 모두 차이가 있는 비교적 중립적 표현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선 라이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대만을 겨냥해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어온 중국이 근래 입장 변화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6년과 2020년 연이어 당선된 친미·독립 성향 차이 총통 집권 기간에 이어 라이 당선인 집권 이후에도 양안 당국간 교류를 끊겠다는 기세였던 중국에 기류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또는 관영 신화통신이 아닌 홍콩의 유력지인 SCMP를 통해 라이칭더 측을 떠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라이 당선인이 취임사에서 대만해협의 양측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을 언급한다면 차이 총통 시절과는 다른 양안 관계를 설정할 수도 있다는 점을 내비친 유화 제스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전방위적 압박에 직면한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과의 위기를 지속시키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세계 첨단반도체 산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대만을 서방 제재를 피할 우회로로 삼을 수도 있다.

일단 라이 당선인이 중립 노선을 걷는다면 중국은 차이 총통 집권 때보다 완화한 대만 정책을 펴면서 실리를 취하고 대만 통일 작업은 국민당의 집권 이후에 본격화한다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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