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1호 '선플라'…SK, 새 역사를 쓰다[약전약후]

황진중 기자 2024. 5. 1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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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개발 성공…글로벌 11번째 신약 개발국 도약
지주사 SK㈜·SK디스커버리로 이어진 신약 개발 의지
대한민국 제1호 신약 '선플라' 제품 모습.(SK케미칼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처방 실적이 급성장 중인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등은 SK가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신약 개발 의지가 빚어낸 작품이다.

SK케미칼은 1987년 생명과학분야에 진출했다. 1999년 개발한 대한민국 신약 제1호 '선플라'를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 11번째 신약 개발국 지위에 올려놓았다.

SK의 제약바이오 부문 사업은 최종현 선대 SK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탄생했다. 최종현 회장은 기존 사업에 기반을 두고 신성장동력을 찾았고, 당시 내려진 결론은 단기간에는 결실을 보기 어려운 제약바이오 사업이었다.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SK는 SK케미칼 연구진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암연구소, 원자력병원,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협력해 선플라 개발에 성공했다.

1999년 7월 14일 시판 허가를 획득한 신약 1호 선플라가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꼬박 10여년이 걸렸다. 1세대 항암제 '시스플라틴'의 부작용을 낮추고 2세대 항암제 '카보플라틴'의 효과를 보완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선플라는 태양을 뜻하는 '선'(Sun)과 백금을 의미하는 '플래티넘'(Platinum)을 합쳐 만들어진 이름이다. '암 환자들에게 태양 빛처럼 밝은 희망을 제공하겠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초의 국산 신약이라는 명성에도 선플라는 더이상 생산되지 않고 있다. 선플라 허가 이후 효능과 안전성이 우수한 항암제들이 속속 시장에 출시된 영향이다.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 속성상 SK는 선플라 이후 제약바이오 사업을 중단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태원 SK(주)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라는 전략에 기반을 두고 제약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야별로 사업을 전개하다가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의기투합해 R&D 경쟁력 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지주사 SK㈜의 제약바이오 부문 계열사는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다. 2011년 설립된 SK바이오팜은 신약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2019년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과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에 대한 시판 허가를 받았다.

SK팜테코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이다. 최근 스위스 페링제약과 방광암 유전자 치료제 '아스틸라드린'의 원료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세포유전자치료학회(ASGCT) 등에 참여해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바이러스 벡터 생산, 세포주 생산, 세포 처리,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핵심 R&D 역량을 소개했다.

지주사 SK디스커버리의 제약바이오 부문 계열사는 SK케미칼과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SK케미칼은 화학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천연물의약품, 혈액 제제, 백신 등 대부분의 의약품을 담당해 R&D와 생산, 판매를 담당하다가 혈액 제제 부문은 SK플라즈마, 백신 부문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해 분사시켰다.

SK케미칼은 지난 2015년 5월 SK플라즈마를 출범했다. SK플라즈마는 안동 바이오산업단지 내 3만 1586㎡ 부지에 약 1500억 원을 투자, 신공장을 준공했다. 2018년 10월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신공장은 기존 공장 대비 약 500% 늘어난 연간 60만L의 혈액 제제 생산이 가능한 역량을 갖췄다.

SK바이오사이언스 핵심 역량은 2012년 경북 안동에 2000억 원을 투입해 건설한 백신공장 엘하우스(L HOUSE)다. 엘하우스는 세포배양·세균배양·유전자재조합 등의 기반기술과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대상포진백신을 포함해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는 대부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다.

선플라 개발로 시작된 SK그룹의 신약 개발사는 의약품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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