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보증서만 있으면?…100억 원대 대출사기 일당 검거
[앵커]
휴대전화 앱을 개발한다며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기술보증서를 받아 100억 원대 사기 대출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저신용자 백여 명을 끌어들여 유령 앱 개발 회사를 설립해 범행에 이용했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앱 개발업체의 기술사업계획서입니다.
중고 휴대전화 거래를 위해 효과적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업체도, 앱을 개발하겠단 계획도 가짜였습니다.
총책 A 씨 등이 대출 사기를 벌이기 위해 꾸민 일이었습니다.
저신용자 100명을 모집해 유령 법인을 만들고, 앱을 개발한다는 허위 계획서 등을 꾸며 기술보증서를 발급 받아 100억 원을 대출받은 겁니다.
대출 금액의 15~20%는 A 씨 일당이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습니다.
총책들은 이렇게 사무실을 차려두고, 실제로는 사용할 수 없는 이른바 '깡통앱'을 만들었습니다.
홈 화면 정도만 작동될 뿐, 앱 운영을 위한 서버는 아예 구축하지도 않았습니다.
앱 개발 계획을 근거로 기술보증기금의 기술보증서를 받으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단 점을 노린겁니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 :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영세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디지털 영업 지점에서 고객이 평가 항목에 대해서 평가를 해보고 '이 정도면은 기금의 보증을 받을 수 있겠다' 해서."]
기술보증서 발급기관인 기술보증기금의 현장 실사에 대비해 예상 답변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우현/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2계 2팀장 : "예상 질문지와 답변지를 만들어 실사에 대비해왔고, 기술 사업계획서에 기재된 기술 내용을 숙지하는 것은 물론…."]
경찰은 대출 사기 범행에 가담한 9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업체 대표 A 씨 등 8명을 구속했습니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유령 법인 대표 27명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일당이 범죄로 얻은 수익에 대해서는 기소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범죄수익을 동결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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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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