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해운업계, 국내외 정책 이슈 산적에 골머리

장동규 기자 2024. 5. 1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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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홍해 사태'가 싫지 않은 해운사들] ②해운산업 탈탄소화 본격화
[편집자주] 해운사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말 발생한 '홍해 사태'로 한숨 돌렸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일정 기간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신규 선박과 인력양성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 해운업계에는 전운이 감돈다.

HMM 알헤시라스’호는 최대 적재 수준인 1만9,621TEU를 적재하면서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사진제공=HMM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운임 상승으로 해운업계가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299억원, 영업이익 40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실적이다.

하지만 탈탄소화 추세에 맞춘 친환경 선박 확보를 위해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각국들이 내놓는 해운 관련 정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탈탄소화란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바이오연료,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줄여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 움직임으로 친환경 선단을 꾸리기 위한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운업계가 톤세제 유지를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톤세제는 같은 화물을 실어 나르더라도 부가가치가 아닌 무게가 기준이 되기에 선사들의 영업이익이 아닌 선박의 톤(t)수와 운항 일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일반 법인세보다 세금 부담이 준다. 우리나라 톤세제는 그동안 일몰제로 운영됐다. 일몰제란 효력 기간이 끝나면 자연 소멸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톤세제 연장과 5조5000억원의 선박금융, 1조5000억원 항만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이에 해운업계는 한시름 놓게 됐다. 윤 대통령은 "선대의 규모화와 친환경화를 위해 5조50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선박 금융을 국적선사에 제공하겠다"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적선사 선대를 총 200만TEU로 확충하고 국적 원양선사의 친환경 선박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해상수송력 1억4000만톤을 달성해 세계 4위 지위를 더 단단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운협회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금융지원과 친환경 연료 확보에 더욱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항로 구축 박차


칭다오항에 정박 중인 HMM/AP=뉴시스
기후위기가 커지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2050 넷제로'(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이 0인 상태)를 선언했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 7월 '2023 IMO 선박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채택했다. 국제해운 온실가스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50년까지 50% 이상 감축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2018년 수립한 초기 전략과 목표를 상향했다.

IMO 선박 온실가스 감축 전략에 포함된 온실가스부담금은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로 이미 2021년에 작업 계획을 수립한 후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선박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단기 조치로는 선박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선박에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부담금을 책정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무역량의 90%가 바다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IMO 선박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해운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IMO 시장기반조치 도입이 국내 해운기업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해운사 95개사의 선박 1094척의 연간 탄소배출량은 2850만톤(t)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가 제시한 1톤당 150달러로 탄소세가 부과 된다면 세계4위 해운강국인 우리나라의 해운사들이 지불하게 되는 탄소세는 연간 4조 8916억원이다. 2021년 기준 국내 해운사들이 벌어들인 총 당기순이익 12조1668억원의 40.2% 탄소세로 내야한다.

정부는 녹색 해운 항로 구축에 나선다. 부산-타코마 컨테이너선 항로를 시작으로 한국-호주, 한국-싱가포르 등 주요항로를 개발한다. 또한 부산항·울산항 등에 그린 메탄올과 그린 암모니아를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해상 운송의 모든 부분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선박과 차세대 연료, 벙커링 시설 등 전기화와 같은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HMM 관계자는 "초대형선 투입과 친환경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급변하는 해운시장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동규 기자 jk3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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