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엔데믹에 울상 해운사들, 홍해에 미소

박찬규 기자 2024. 5. 18.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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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사태'가 싫지 않은 해운사들]① 속으로만 웃을 뿐…표정관리 중인 해운사
[편집자주] 해운사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말 발생한 '홍해 사태'로 한숨 돌렸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일정 기간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신규 선박과 인력양성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 해운업계에는 전운이 감돈다.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해상물류를 책임지는 해운 선사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 맞아 많은 이익을 남겼다. 코로나19 이전엔 지나치게 낮은 운임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했지만 갑자기 치솟은 해운 운임 덕분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기쁨도 잠시, 코로나19 상황이 사실상 종식되면서 운임은 빠르게 안정화 됐고 해운사 수익은 급감했다. 다시 생존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해운업계에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지난해 말부터 친이란 세력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른바 '홍해 사태'로 다시 해상 운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우려마저 커졌다.
이에 선사들은 아시아와 유럽의 관문인 홍해 수에즈운하를 지나지 않고 대부분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 코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코스를 이용하면 약 10일이 더 소요된다.

운항 일수가 늘면서 배가 바다에 떠 있는 시간이 늘면서 선박 부족 상황이 발생했다. 이처럼 중동지역 긴장감이 커지면서 3분기에 시작하는 해운 성수기를 앞두고 수출 선박 확보 경쟁이 벌어진 것도 운임에 영향을 미쳤다.


운임 상승에 수익도 늘어


/그래픽=김은옥 기자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참고해 파악할 수 있다. SCFI 지수가 900~1000 수준을 해운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를 넘겨야 해운사는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지난해 10월엔 800선까지 떨어지면서 해운사가 영업이익을 내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현재는 어떨까. 5월14일 기준 SCFI는 2305.79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이자 5주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1월6일 1061이던 운임지수는 12월29일 기준 1759.57로 치솟은 뒤 올해 1월19일 기준 2239.61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잠시 하향세를 보이다가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해운사들의 실적 개선도 전망된다. 지난해 HMM은 매출액 8조4010억원, 영업이익 584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HMM은 매출 9조8499억원, 영업이익 1조12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54.48%, 2022년 53.54%였다가 지난해 6.96%로 주저앉았다. 올해는 13.18%로 예상했다.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선박 /사진=로이터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25조6832억원, 영업이익 1조554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매출액 26조7865억원, 영업이익 1조6366억원으로 분석했다. 사업군이 다양한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률은 큰 변동이 없지만 2023년 6.05%에서 올해 6.11%로 올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 지난해 매출액은 4조3610억원, 영업이익도 3859억원이었다. 올해는 매출 4조8515억원, 영업이익 4510억원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8.85%, 올해 9.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소홀하면 생존 불가능


부산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선박들 /사진=뉴스1
해운 선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운 물량이 줄어들었을 때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선박을 폐선하고 신규 선박을 발주했다.

정부도 친환경 선박 규모를 2030년까지 118척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해운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3.5조원 규모의 투자규모를 발표했다. 선사들도 현재 친환경 선박과 특수선 발주를 이어가면서 신조 선박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해운업계에서는 현재 수익을 신규 선박과 해양 인재 양성 등에 투자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홍해 사태는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는 연말 이후로 보고 있다"며 "이 덕분에 올해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해운업계 재편 상황 속에서 투자를 게을리하면 앞으로 영영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운사들은 표정 관리 중이지만 물건을 맡긴 수출업체들은 울상인 만큼 미래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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