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혼인신고 할래"…중국인 부부 몰려 공무원 야근까지 하는 날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5. 18.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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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의 결혼등록사무소가 오는 20일 근무시간을 늦게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젊은 신혼부부들의 혼인신고가 그날 몰려서인데, 결혼 건수 감소와 그보다 더 가파른 신생아 감소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민이 읽힌다.

결혼등록 접수 확대에는 연일 감소세인 중국 내 결혼건수와 신생아 출생 건수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민이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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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아이니'와 발음 비슷한 '우얼링'(520)에 혼인등록 몰려… 결혼·출산 건수는 감소 일로
중국 결혼등록증./신화=뉴시스

중국 전역의 결혼등록사무소가 오는 20일 근무시간을 늦게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젊은 신혼부부들의 혼인신고가 그날 몰려서인데, 결혼 건수 감소와 그보다 더 가파른 신생아 감소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민이 읽힌다.

이 보도에 따르면 양력 5월 20일에 결혼식 및 결혼등록이 몰리는 이유는 이 날이 음력 7월 7일 칠석(치시)과 함께 중국판 '밸런타인데이' 격인 연인의 날이기 때문이다.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를 건너 만났다는 치시가 중국 기성세대 연인의 날이라면, 너를 사랑한다는 의미의 '워아이니'(我愛?)와 발음이 비슷한 '우얼링'(520)은 신세대 연인의 날이다.

실제 이 날엔 결혼식과 혼인신고가 몰린다. 장쑤성 쑤저우 지방민정국에 따르면 시내 한 결혼등록사무소엔 16일 기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총 530건의 5월 20일 결혼등록 예약이 접수됐다. 이튿날인 21일에도 396건이 예약돼 있다. 현장등록 수요가 훨씬 많음을 감안하면 실제 당일 결혼등록은 수천건에 달할 전망이다.

이 즈음에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거나 이미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들은 대부분 연인의 날인 우얼링을 결혼기념일로 삼고싶어한다. 쑤저우 외에도 거의 모든 등록사무소엔 5월 20일 하루치 결혼증명서 등록 일정이 꽉 들어찼다. 이들 등록사무소는 현장등록 대기열을 추가하고 야간까지 근무시간을 늘려 더 많은 신혼부부가 결혼등록을 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런민대 인구개발연구센터 송지안 교수는 "많은 커플들이 사랑에 대한 헌신과 결혼제도에 대한 인정을 상징하는 결혼증명서를 5월 20일에 받고싶어한다"며 "결혼등록사무소 공무원들이 이런 수요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계획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결혼등록 접수 확대에는 연일 감소세인 중국 내 결혼건수와 신생아 출생 건수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민이 반영돼 있다. 중국의 결혼 건수는 매년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는 약 768만건으로 2022년에 비해 12.4% 반짝 증가했는데,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서는 다시 감소세가 확연하다.

"비싸보이네." 중국 한 웨딩업체의 결혼식 홍보사진./사진=웨딩업체 홈페이지 캡쳐

결혼 건수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신생아 출산 건수도 줄어든다. 신생아 1000만명의 벽은 이미 깨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902만명으로 2년째 1000만명을 하회했다. 반면 고령화 추세는 확연하다. 지난해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36.5%였는데, 이는 2022년 35.7%에 비해서도 확대된 비율이다.

시안자오퉁대 인구개발연구소 지앙콴바오 교수는 "최근 결혼 집단은 대부분 1990년대 출생자인데, 이들은 1970년대와 80년대 출생 그룹에 비해 인구가 크게 적다"며 "결혼과 출산이 줄어드는 것은 결혼연령에 진입하는 인구가 적은데다 젊은이들이 개인의 삶에 더 집중하면서 결혼이 뒷전이 되는 추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한국돈 수천만원에 달하는 신부지참금(차이리) 문화와 사진 촬영에만 수백만원이 드는 과도한 결혼식 문화를 바꾸는 한편 출산 및 양육비 절감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효과는 미지수다. 중국 최고 정치자문기관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지난 11일에도 인구 질적 발전 촉진방안을 논의했다. 조만간 결혼과 인구 관리에 대한 추가 대책이 발표될 전망이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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