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지키기'에 수사 난항…전문가 "사실상 음주 입증 어렵다"

CBS노컷뉴스 나채영 기자,CBS노컷뉴스 박인 기자 2024. 5. 1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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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김호중…음주·범행 은폐 의혹 보는 경찰
당일 유흥주점 갔지만 술은 안마셨다는 김호중
유흥주점서 대리운전 이용했지만
김호중 측 "피곤해 보여서 일행들이 대리운전 추천"
하지만 이미 거짓 자수 들통난 소속사
전문가 "음주 밝혀질 가능성 적지만 높은 처벌 가능"
가수 김호중. 연합뉴스


서울 강남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가수 김호중 씨에 대한 음주운전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김씨 소속사 차원의 조직적 사건 은폐가 벌어진 상황이다.

소속사의 조직적 사건 은폐 의혹에 더해 김씨가 사고 발생 17시간 뒤에야 경찰 조사에 응하면서 전문가들도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를 밝혀낼 경우 김씨에 대한 처벌은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경찰 수사가 중요한 이유다.

유흥주점 갔지만 술 안마셨다는 김호중…17시간 뒤에야 조사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의 음주운전과 범행 은폐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5분부터 약 3시간 동안 김씨 자택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소속사 대표 이광득씨 자택 등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힌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소속사 매니저가 폐기했다고 주장하고, 경찰 조사에 불응하던 김씨가 사고 발생 17시간 뒤에야 출석하면서 음주운전 여부를 입증하는데 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 측은 음주운전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김씨는 뺑소니 범행 직전 유흥주점을 찾았다. 주점을 찾았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는 것이 소속사 측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 김씨가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승용차 조수석에 타는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술은 안 마셨지만 대리운전을 했다는 것이 김씨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공연을 앞두고 피로를 고려해 대리운전을 불렀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해명에도 석연찮은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인 사고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는 김씨 매니저 A씨가 이미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사고 직후 김씨의 매니저 B씨가 김씨의 옷을 대신 입고, 경찰에 자수하러 갔다가 들통이 난 상황이다. 소속사 대표 이광득씨는 자신이 시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의 뺑소니 사고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소속사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은폐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경찰, 음주운전 밝혀낼까?… 수사 결과에 따라 '처벌 천지차이'

전문가들은 김씨의 음주운전 여부를 사후에 수사로 밝히는 것은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음주 측정이 바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가 혐의를 입증할만한 충분한 증거를 모으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형사사건 전문 김범선 변호사는 "실제로 그 술을 언제 먹었는지 구체적인 시간과 술 양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그것들이 밝혀지지 않으며 사실 (혐의를 입증하는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도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다보니까 사실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음주 사후 추정이 필요할 때 경찰은 통상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활용한다. 마신 술의 도수와 음주량,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으로 추산하는 기법이다. 위드마크는 최종 음주 이후 90분 정도가량은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하다가 그 이후부터 감소한다는 법칙에 입각하기 때문에 피의자의 알코올농도가 높게 나왔을 때 형량을 줄이기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

연합뉴스


김 변호사는 "90분 이내로 들어오는 시간에 음주운전을 했다고 하면 수사 기관 자체에서 입증하기 어렵다고 해서 음주운전 관련해서는 혐의 없음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김호중씨가 17시간 뒤에 출석을 했다는 점은 '음주운전을 했다'는 의심을 높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 음주 운전 혐의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를 하려면 속도가 생명이라는 것이다.

다만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건이 발생한 9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6일 김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다. 결국 서울 강남경찰서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CCTV 영상 등을 통해 김씨가 음주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김씨 측이 범죄를 덮기 위한 은폐가 있었다는 점 때문에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김 변호사는 "현재 관련자들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다"면서 "재판부에서 정황상 술을 먹었을 것이라고 판단해 도주치상, 범죄교사 혐의 등 형을 정할 때 있어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가중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진 변호사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서 매니저들이 총출동해서 호텔로 도피시키고, 옷을 갈아입고 허위 자수하는 등의 행위가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양형에서 감안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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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나채영 기자 na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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